회사에서 꽃을 선물 받다.

온라인 상담을 준비하며.

by 말선생님

가정보육 첫날, 우체국에서 택배가 도착했다. 아침에 온 카톡으로 꽃 배달인 것은 짐작하고 있었지만 왜 배달되는지 이유는 모르고 있었다. 기다리던 택배, 꽃이 담긴 상자를 열어보니 카드도 함께 들어있었다.


어려운 시기에도 함께
버티어 주셔서 감사해요.


나는 이제 막, 온라인 언어 상담 툴을 배우고 있고,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끌어 모아서(이런 걸 요즘 말로 '영끌'이라고 한다지!) 콘텐츠를 채워 나가려고 하고 있었다. 사실, 온라인으로 일을 하는 것의 한계가 소속감이 덜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인데 꽃은 그 소속감을 더 단단하게 묶어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마치 꽃다발 포장지를 뜯었을 때, 꽃들을 단단하게 묶어주던 철사처럼 말이다.



다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고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마음의 초조함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지난 3월과의 차이점이라면 온라인에 마련한 기반이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듯한 나 혼자만의 느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더 이상 정규직인 주변 누군가와 나의 상황을 비교하지 않게 되었다. 단지 기반만 다지고 있을 뿐인데 나를 사로잡고 있던 비교의식이 사라졌다.

경제적인 상황에 대해서도 깊이 분석하고 싶지 않았다. 넉넉하지 않은 상황임에는 분명하지만 나보다 더 막막한 자영업자 분들이 생각났다. 주말에 한산하다 못해 여름 끝자락에도 겨울만큼이나 냉기가 돌았던 거리, 뉴스에서 간간히 보았던 식당 사장님들의 인터뷰 장면이 생각났다. 누군가가 주는 월급을 받으며 생계를 꾸려나가는 것도 쉽지 않지만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는 사장님의 입장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들 한다. 감히 글로 표현하는 것조차 어려운 때이다.

까부잡잡한 온이의 손과 함께.

내가 이 글을 쓰는 목적은 '이제 오프라인 직장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어서 온라인으로 갈아타세요!'라고 말하고자 함이 아니다. 나도 아직 초보 단계이고 배워야 할 것 투성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조언을 하거나 제안을 할 수 있는 입장이 되지 못한다.

지난 두세 달 동안 나에게 있었던 생각의 변화, 그리고 생활 패턴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병원 근무를 하루 줄였고, 일주일 중 이틀은 아예 비워두고 있다. 출근을 하더라도 최대한 5시 반 안에는 일정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조율하고 비록 토요일 출근이 있기는 하지만 수업이나 평가를 더 넣으려고 애쓰지 않는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정규직에 근무하는 누구는 급여가 안정적이어서 좋겠다.'라는 생각을 더 이상 머릿속에 보관해두지 않는다. 비는 시간은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조회수가 높지 않더라도 가급적 매일매일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간간히 교재교구 홍보 글을 올리기도 하고 블로그로 교구 나눔 이벤트도 진행했다. 온라인 공간 안에서 수입보다는 우선 나라는 존재를 아주 조금씩 알리고 싶었다.

아이를 양육하는 데 있어서도 육아 중에는 최대한 아이에게 집중하고 잠시 그 순간에는 스마트폰을 내려놓는다. 아이가 읽어달라고 가지고 오는 그림책은 최선을 다해서 읽어준다. 비가 오지 않는 한은 아이와 함께 산책을 한다. 산책을 하는 동안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이 참 많다. 아이가 가장 수다쟁이가 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sns 안에서도 요즘은 카페 사진, 브런치 사진, 여행사진이 예전만큼은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가끔 자신이 사는 호화로운 집이나 드라이브 사진을 보게 되기도 하는데, 그 사진들을 보면서도 이전만큼 나의 상황과 비교하지 않게 되었다. 비교라기보다는 그러한 사진들을 보면 육아를 하는 나 자신이 처량해 보이기도 하고, 저 집은 그래도 경제적으로 좀 낫기 때문에 아이랑 저렇게 다닌다는 자격지심이 폭발하기도 했다.

그런데 온라인 안에 나의 공간이 조금씩 생겨날수록 눈에 보이는 것들에 대한 부러움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았다. 남편의 분석대로, 어떠한 수익보다도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느낌, 성취감 하나만으로도 굉장한 만족감을 얻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의 시대는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다. 온라인 시장이 안 좋아질 수도 있고, 또 새로운 산업이 우리의 삶을 한번에 바꾸어놓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매일 바뀌어가는 세상 속에서 지켜야 할 것은 꾸준한 공부와 나 자신이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아닐까. 나 자신에 대해 자신감이 없고 늘 비교의식에,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한 삶을 갈망하며 살아간다면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위기 속에서 허우적거릴 것이다.



식탁 위가 꽃병 하나로 환해졌다. 올 가을은 나에게 주는 소소한 선물로 꽃을 매 달 식탁 위에 꽂아두어야 겠다. 몇 달 전 블로그에 '이런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라고 기록해두었는데. 기도 응답을 받은 것 같아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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