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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자리 Dec 09. 2015

아이들과 회의를 하라구요?

난감한 엄마들을 위한 짧은 Tip! 7

1. 직장에서도 지겨운 회의를 아이들과 하라구요? 어이구야... 


생각만 해도 골치가 아프신가요? 

서로의 가치관을 존중하고 힘의 논리가 아닌 

서로가 공존하는 사회를 위한 가장 중요한 훈련. 

바로 회의로 규칙을 정하는 것입니다. 

모두의 의견을 모아 모두가 억울하지 않고
만족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겁니다. 


2. 아이구. 아이들이 컴퓨터시간을 회의하자 하면.... 이게 합의가 될까요?


아직 안 해보셨군요. 아이들에게 권한을 넘겨주면

아이들은 의외로 굉장히 비현실적일 정도로 
 모범적인 답안을 내놓습니다. ㅋㅋ

모 문제집을 다 풀어놓겠다는 둥,

방청소를 미리 다 해놓겠다는 둥. 

지키지도 못할 뻔한 약속들을 진지하게 합니다. 


무엇보다...

일단 내게 의견을 물어보아주었다는 것에 감동하거든요. 


나의 생각을 존중해준다. 나에게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온전하게 있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자기 자신을 위해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 애쓰게 됩니다. 

과욕을 부리지 말고 정말로 쉽게 지킬 수 있는 규칙들을 걸고

작심삼일, 일주일만 해보는 겁니다. 


3. 그게 몇일이나 가겠어요.... 해보나 마나에요. 


규칙은 깨지기 마련이고 변화해 나갑니다. 

중요한 건 규칙을 잘 만들고 잘 지키는 일이 아닙니다. 

규칙은 언제든지 깨지고 그러면 다시 현실적으로 수정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론 규칙을 가장 잘 못지키는 건 어른들이더군요. 

아이들과 여행가기로 하고 페인트통에 떠도는 동전과 매달 3천원씩 모으고 있는데 

엄마가 제일 안 지킨다며 독촉(?)을 받곤 합니다.  

아이들보다 제가 더 규칙을 지키지 못하는 것. 인정합니다. 흑.


4. 왜 그렇게 해야 하나요? 시간걸리고 뻔한 일로 다투고... 
     시간들고 너무 비효율적인데.... 결국엔 다 나보고 알아서하라고 할껄요?


갑과 을. 갑질문화가 어디에서 비롯되는 걸까요.
권력이 있는 자가 결정하고 권력이 없는 사람들이 따라가는 일
어쩌면 가장 작게는 가정에서부터 훈련되고 있는 건 아닐까요.

부모는 권력자가 아니라 진행자(MC)가 되어야 합니다. 

수많은 게임들에서 펼쳐지는 즐거움은 일정한 규칙속에서 

누구나 발언권을 가지고 선택을 할 수 있고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것.

아들러 부모교육의 핵심입니다. 


부모가 정하면 빠르고 성공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나 모든 일이 그러하다면 자녀들은 사회에서도 자신의 삶에서도 

자신의 의지가 아닌 사회적으로 권력있는 누군가의 지시를 기다리며 

자신은 선택을 하지 못하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할 것입니다. 

가족회의는 자신의 의견을 공동체에 표현하고 협의하는 훈련을 하는

매우 중요한 배움의 기회입니다. 


5. 회의를 너무 재미없어해요. 모하러 이런 걸 하냐고들...


재미있는 주제로 시작하시죠. 

외식. 휴가계획. 놀이 방식, 장보러 갈때 런닝맨놀이...

회의는 즐겁고 가볍고 지루하지 않아야 합니다. 

만약 대립이 강렬하다면 여기까지 하고 다음에.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기 보다 의견이 갈린 사건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표현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그 자체가 의미가 있습니다. 


6. 회의를 하는게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나요?


서로의 의견이 다를 때 힘으로 겁박하거나 무서워 수긍해버리는 대신

또다른 다양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보게 합니다.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설득하는 일들이 가족들에게 지지받는다면

자신이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소속감을 가지게 되고 

규칙에 동의한 사람으로서의 책임을 가지게 됩니다. 

다음번에 갈등이 있을 때는 엄마에게 말못하고 속상해서 끙끙거리기보다

스스로 의제를 제안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규칙들이 다듬어지고 부드러워져서 일상의 흐름이 되면

매일 싸움을 반복하게 되는 일들을 규칙을 따라 하는 것으로 

안정감을 가지게 됩니다. 


7. 제가 하고 싶다고 되는게 아니에요. 
     남편이 버럭! 소리지르고 이렇게 해! 하면 끝나는데... 무슨 회의가 되겠어요?


가정의 형편에 따라서 우리 가족만의 문화를 만들어갈 책임이 부모에게 있습니다. 

가능한 일부터, 많은 부분이 변화하길 기대하지 말고 한번의 질문으로 시작하십시오. 

꼭 모여서 의사봉을 두들겨야 회의가 되는게 아니니까요.


엄만 이거 이렇게 해보고 싶은데 니 생각은 어때?


이렇게 물어보는 것으로 시작하시죠. 진지하게 듣고 의견을 인정해주십시오. 

동의 하지 않아도 하나의 안건으로 받아들여주시고 니 생각을 말해주어 고마워.라고 

진솔한 의견을 표현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해주는 것으로 시작하시면 됩니다. 


우리는 대화법이나 훈육방법이 민주적이지 않은 문화를 살아왔습니다. 

민주적인 회의를 우린 경험한적이 별로 없구요. 그러니 한번 물어보아주십시오. 

일견 아이가 이렇게 까지 생각이 깊었나. 놀라실수도 있습니다. 

때로  '엄마가 물어보기나 했어?' 라고 속상해 하는 아이들을 보면

우리는 아이가 자신의 의견을 말할 기회 자체를 배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과를 기대하지 마시고 내가 한걸음을 변화시켜보십시오. 

넌 어떻게 생각해? 난 너의 생각이 궁금해. 이걸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아주 작은 변화로도 충분합니다. 


아이들이 감동하는 것은 현란한 말기술이 아니라 
내 의견에 관심있어하는 엄마의 마음입니다. 



곧 크리스마스네요.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낼까... 아이들에게 물어보아주시겠어요?

아이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깜짝 놀라실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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