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에서 지혜로

답을 주는 부모에서 함께 살아가는 부모로

by 마음자리

12.3 계엄으로부터 시작된 2025년의 대한민국의 역사는 한국사뿐만 아니라 세계사에도 기록될만한 족적을 남겼다. 우리나라의 회복력은 실로 거의 기적적으로 놀라웠다. 매 순간마다 신의 손길이 닿았다고 말해도 좋을 만큼 긴장과 불안, 절망과 희망, 분노와 기쁨이 마치 종이의 앞뒷면처럼 펼쳐지곤 했다.


물론 계엄의 전모는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았고, 여전히 사법부의 내란은 진행되고 있다.

처음엔 '술김에 정신줄을 놓고 벌인 엽기행각'인가 싶어 기가 막혀하며 쓴웃음을 짓기도 했으나 그들의 계획은 이미 오래전부터 기획되었던 그들 말을 빌리면 '반국가세력을 척살하기 위한 구국의 결단'이었다. 군대는 영현백을 수천 개나 준비해 가며 고문과 구금, 체포와 테러, 방송통제와 국회해산을 위한 은밀한 플랜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날밤 국회로 달려가 탱크 앞에서, 총을 든 군인들 앞에서 목숨을 걸었던 시민들이 아니었다면, 남태령에서,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은박담요를 뒤집어쓰고 밤을 새웠던 이들의 정성이 아니었다면, 매 순간 어디서 오는지도 모를 수많은 손길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 싶을 기가 막힌 도움들이 아니었다면.


아마 우리의 오늘은 5월 광주. 그 이상의 참극을 감당해야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지식의 시대에서 지혜의 시대로


계엄을 이겨나가는 와중에 보인 지식의 정점에 올랐다는 엘리트의 모습은 너무나 한심했다.

그들은 자신의 자리를 보전하고 책임을 면피하기 위해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을 남발했고, 핸드폰을 바꿔가며 증거를 인멸하고 말도 안 되는 논리를 시전 했다. 뻔뻔함과 무능함, 무책임으로 점철된 이들에겐 일말의 부끄러움이라는 양심을 찾아보기도 어려웠다.


잡혀가지 않겠다고 관저에서 중무장을 지시하던 이는 교도소에서도 옷을 벗고 난장질을 했고, 고매하신 판사들은 유독 그들에게 자비를 베풀며 고령이신데 처음 해보신 건데 허술하셨다며 감형을 해주었다.

몇 번의 시험에 달달 외운 답안을 잘 때려 맞춘 것뿐인 이들.

타인의 아픔을 공감해보지 못한 천박한 지식의 시대가 보여준 몰염치한 민낯이다.


이런 어이없는 망동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오늘을 웃으며 살아내는 이유.

이제 지혜의 시대가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상상해 본 적이 있었을까.

아이들이 부모 몰래 용돈을 모아 가방 깊숙이 모시고 다니던 응원봉이 우리를 구해주리라는 것을.

어디서 온지도 모르는 길거리의 떡볶이와 어묵이, 그저 손에 쥐어주는 김밥 한 줄로 추운 영하의 날씨를 버티며 은박지를 뒤집어쓰고 서로를 깨워가며 날이 새는 젊음들이 우리를 지켜주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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