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사회를 바라는 객관적인 시선을 가진 사람들.
이 글은 제목만 써놓고는 며칠을 쳐다만 보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몰랐는데 규범탐구형의 특성을 염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나 봅니다. ㅎ
왜냐면... 정말 제대로 잘 써야 하거든요.^^
공정하고 정확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주관적인 감정보다는 객관적인 사실에 입각해서 판단합니다.
사실 규범탐구형은 조용하고 과묵한 편이라 눈에 확 들어올 행동이나 특징이 쉽게 설명되지 않는데요.
그래서 좀 알기 쉽게 부모 입장에서의 자녀에 대한 느낌을 표현한다면...
'잘 모르겠다. 좀 어렵다. 그리고 좀 느리다'
정도일 겁니다. 자녀이지만 함부로 대하게 되지 않죠.
정확하고 확실하게 평가하고 냉철하게 진단하기 때문에...
자녀라도 함부로 야! 너! 이렇게 편하게 대하게 되진 않습니다.
그리고 마음속 이야기를 이러구 저러구 이야기해주는 유형도 아니니
부모 입장에선 잘 모르겠고, 좀 어렵고 난감한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일단 오해부터 바로잡아야겠네요.
느리다. 이건 사실이 아닙니다.
실제로는 결과가 좀 느리게 나옵니다.
심리검사를 해보면 행동형인 진구들은 별로 고민 없이 툭툭 찍어나가죠.
그에 반하면 규범탐구의 결과는 시간상으로만 측정한다면 타 유형보다 느립니다.
하지만 게을러서 결과가 느린 게 결코 아닙니다.
정확하게 답을 하고 싶어 하는 규범탐구의 특징 때문입니다.
나는 외향적이다.
1, 전혀 그렇지 않다 2. 다소 그러하다 3. 보통이다 4. 그렇다. 5 매우 그렇다.
정확학 답변해보시죠. 몇 번인가요?
나에 대한 심리적인 평가 정확하기가 쉽지 않죠.
모든 질문에 최선을 다해 정확하게 답변하고 싶기 때문에 어떤 것을 기준으로 외향적이라고 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하나하나 진지하게 답변하다 보면 툭툭 답하는 친구들보다는 답변이 늦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야. 대충 가자.
규범탐구형 기준에 일단 대충, 대강이 없습니다.
제가 만난 규범탐구형의 선생님이 말씀하신 일화가 도움이 되실지도 모르겠네요.
매일매일 아이들을 다각적으로 평가합니다.
출결사항, 수업태도, 수행평가, 대인관계, 수학능력, 리더십...
모든 아이들에 대해 다면적으로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체크리스트를 평소에 작성합니다.
이를 기준으로 한 명 한 명 생활기록부에 적어주신답니다.
선생님 말씀으로는 내가 제일 먼저 생활기록부를 작성하기 시작하는데
늘 다른 선생님보다 늦게, 가장 늦게 끝난다고 하셨습니다.
어떻게 그렇게들 다들 빨리 하시는지... ㅎㅎ 웃으며 신기해하시더군요.
그럼요. 한 학기 학생에 대한 보고서 다면적으로 다 검토해야 하니까
규범탐구 선생님으로선 매우 신중해야 하는 일입니다.
이런 규범탐구형 선생님에게 상처가 되는 말들은
'그 선생님은 OO만 이뻐해서 이번에도 걔한테만 기회를 더 주셨다며...'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비난입니다.
늘 정적이셨던 선생님께서 급 분노하시더군요.
가장 속상하고 억울한 부분입니다. 공정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규범탐구는 나와 친하다고 적당히 봐주고 내가 싫어한다고 함부로 대하지 않습니다.
규범탐구의 진정한 욕구는 공평함, 공정함이거든요.
이런 면들이 친구사이에서도 약간의 거리를 만들기도 합니다.
좀 봐주지. 난 너의 베프잖아.
그런 거 없습니다. 베프라서 새치기가 되는 건 아니에요.
기다린 사람들이 많으니 뒤에 서야죠.
이건 정이 없는 게 아니고 공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애써 나는 이러해서 그렇다 설명하지도 않기 때문에
좀 정이 메마르다. 이렇게 생각하기 쉬운데요.
규범탐구의 사랑은 공정함입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 설명을 돕겠습니다.
규범탐구형인 고위공직자분의 가족을 미술치료 프로그램에서 뵌 적이 있습니다.
풍경화를 그리는 작업을 했었는데 그리신 풍경의 계절은 사계절 중 어느 계절 일가요?라는
제 질문에 당황하셨습니다.
어... 꼭 한 계절이 되어야 하나요?
이렇게 반문하시고는 한참 고민하시다가
꼭 한 계절을 골라야 한다면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그즈음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라고
신중하게 답변하셨습니다.
(가족들이 이런 부분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는 별 외로 하겠습니다^^;;)
모 적당히 아무거나 말하면 어떻겠습니까
대충 생각나는 대로 표현해도 되는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하나가 신중하고 결정은 치우침이 없어야 합니다.
이런 공정함
마음에 휘둘리지 않는 엄정함.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빛이 아닐지요.
규범탐구형의 자녀를 격려하는 방법
생활은 규칙적인 리듬이 있어야 합니다.
어느 날은 이거 하고 어떤 날은 딴 거 하고
그러지 마시고 일정한 리듬을 갖도록 배려해주세요. (칸트랄까....^^;;)
그리고 깊이 있게 파악하기 위해 몰입하는 시간들을 존중해주십시오.
흥미를 가지고 집중하고 있다면
대충하고 적당히 가자 이렇게 말씀하지 마시고
모든 것을 파악하고 이해할 때까지 몰입하는 시간을 배려해주십시오.
또 느끼시겠지만 유연한 사회성, 처세술. 음...
눈치껏 좀 해... 이 말처럼 어려운 말이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보편타당함일지 함께 고민해주시는 것이 격려입니다.
그가 공정하려고 공평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사람을 대하는 존중임을 이해해주십시오.
친군데 웬만하면 덮어주고 그만하지 라고 말씀하시기보다
네 판단이 그렇다면 많이 고민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믿어.
이렇게 그의 객관적인 판단이 쓸데없는 것이 아닌
매우 의미 있는 일임을 알아주셔야 합니다.
엄정한 양심.
우리가 간과한 놓치지 말았어야 할 가장 큰 빛입니다.
가난한 사람에게도 기회가 주어지도록
힘이 있는 사람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올바름을 세우는 고요한 힘.
규범탐구형이 가진 빛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