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때 사랑하기

머리 속에서 논쟁하지 않고 그냥 하는 거예요. 사랑.

by 마음자리


오체투지의 전후의 삶이 달라졌다고 하셨어요, 더 단순하고 간결하졌다고...


그... 오체투지 때 사라가 쓴 글 있죠.

바느질에 관한 짧은 글요.

아침에 몸자보 바느질하는 일화.

너무 걱정이 돼서 매듭도 못 매고 있었는데

수경 스님께서 내놓으라 당신이 바느질하시면서

바느질할 때는 실과 바늘만 보면 된다고 하셨다는...

나는 그 글을 보면서 한 대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과연 나는 바느질할 때 바느질하고 있나

사랑할 때 사랑하고 있는 건가

염려할 때 염려하고 있는지

희생할 때 희생하고 있는 건지


사랑할 때 사랑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고통을 겪고 있었던 건 아닌가

사랑을 해야 하는데 내가 사랑하는 건가 아닌가를

머릿속에서 논쟁했던 것은 아닌가

그냥, 사랑하면 될 것을

용서해야 할 때 그냥 용서하면 될 것을

용서해야 하느냐 마느냐 지금 용서하면 나중에 후회하는 거 아닐까

나중에 내게 괜찮을까 어떨까

여러 가지 관념들이 많았죠.

내 지나온 삶을 돌아보면




사랑할 때 사랑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고통을 겪고 있었던 건 아닌가
사랑을 해야 하는데 내가 사랑하는 건가 아닌가를
머릿속에서 논쟁했던 것은 아닌가
그냥, 사랑하면 될 것을

용서해야 할 때 그냥 용서하면 될 것을
용서해야 하느냐 마느냐
지금 용서하면 나중에 후회하는 거 아닐까
나중에 내게 괜찮을까 어떨까
여러 가지 관념들이 많았죠.

내 지나온 삶을 돌아보면



오체투지 할 때도 처음엔 여러 생각들이 올라왔다 내려갔다 해요.

처음엔 힘드니까 그걸 이겨보기 위해서 이 생각도 하고 저 생각도 하고 그랬죠.

하지만 나중에 정말 편해지고 힘이 안 들어지는 때는

엎어졌을 때 땅과 내가 하나가 되는 것 같은 느낌
느낌이죠. 이건 생각이 아니고 느낌이에요
그 느낌으로 아무 생각 없이

일어나고 걷고 일어나고 걷고 일어나고 걷고 아무 생각 없이

힘든 것도 잘 모르죠. 힘은 들죠. 당연히

그래도 힘들다는 생각도 별로 안 들고

힘이 안 든다는 생각도 별로 안 들고

그런 생각이 없이 그냥 다 가는 거니까 그냥 같이 쭉 갔는데

끝나고 나니까 뭔지 모르지만 마음이 편해졌어요.

그냥 절할 때 절하고 오체투지 할 때 오체투지를 한 거죠.

오체투지의 의미를 생각한 게 아니라 오체투질 한 거죠.

그 순간에는 이거 뭐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한 것도 아니고

사대강의 죽어가는 생명을 위해 한 것도 아니고 그냥 한 거예요.

사실 오체투지의 경험에 대해 내가 정리를 하지 않았던 것도

정리할 사안이 아니었던 거였어요.

그저 몸이 배워서 간결해지고 본질을 따라 살게 되는 삶으로 바뀌는 거에요



구체적으로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내 생활에서.


음... 글쎄.... 하나로 말하긴 어려운데 굳이 찾자면

집사람한테 화내는 게 많이 줄었어요(웃음). 제가 화를 내면 좀 엄하게 내는 편인데요.

그 화가 많이 줄더라구요. 그리고 내가 틀리지 않은 이유로 화를 냈다 해도 그 방식이

과했다 싶을 땐 얼마 가지 않아 사과해요. 진심으로 미안함을 표현하게 됐어요.


쇼를 하지 않는 거요. 이념적이고 개념적이고 도덕적이고 계산적인 부분들이 많이 사라졌고요.

지금 잘못됐다 싶은 게 있다면 아닌 것 같다고 표현을 하고 지나고 나서 그게 오래가지 않아,

방식이 서툴렀다면 그 부분에 대해 고민 않고 사과하고

이게 내가 바느질할 때 바느질하는 거에요.

머릿속으로 쟤고 생각하지 않고 그때그때 온몸으로 진심을 표현하는 식으로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물론 100% 바뀐 건 아니에요. 여전히 바뀌어가는 과정이지만

하지만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상당 부분 편안해졌어요. 상대방도 좀 더 편하다고 말해주고

전 제 스스로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쇼를 하지 않는 거요.

이념적이고 개념적이고 도덕적이고
계산적인 부분들이 많이 사라졌구요.
지금 잘못됐다 싶은 게 있다면 아닌 것 같다고 표현을 하고
지나고 나서 그게 오래가지 않아,

방식이 서툴렀다면 그 부분에 대해 고민 않고 사과하고
이게 내가 바느질할 때 바느질하는 거예요.
머릿속으로 쟤고 생각하지 않고
그때그때 온몸으로 진심을 표현하는 식으로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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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터뷰는 2009년 3월에 이루어졌습니다.


고 김호영 이사(한국 DMZ 평화생명 동산)님은

오체투지 때 온라인 홍보팀을 담당하셨고

이후 환경운동에 전념하시다 2015년 9월 영면하셨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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