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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Mar 03. 2017

詩둥지를 찾아_나미래

다시 찾아온 딱새를 만나다


오래된 옛집의 냄새를 찾았다

다시 날아온 딱새


한해 전 둥지를 떠났지

새끼를 낳았던 어미 새일까?

몸을 불렸던 그 아기 새일까?


가스 환풍기 안,

다시 그들의 집이 되었다


아침마다 밥을 받는 소리

환기통로 어미 새의 발걸음에

새끼의 날갯짓이 쇠창살을 밀어낸다

그 울음소리 애달프다


날개에 들어 집을 떠나면

 그 자리 비어둘까?

음식물 냄새가 흘러야 하는

주인의 마음만 갈팡질팡


봄은 어려운 문제를 풀라 한다.


<둥지를 찾아, 나미래>


2016년 5월, 새둥지를 틀어 새끼를 키운 딱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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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월,

우리 집 가스 후드관에

새끼 둥지를 틀었던 딱새가

올해 다시 찾아왔어요.


그 어미인지

그 새끼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이른 아침부터 푸드덕 거리는 소리에

새끼 둥지를 찾아 날아왔구나를 직감했습니다.


후드를 잘 켜지 않아서

그곳에 방해를 받지 않았다고 생각했는지~

집 구조 변경을 하면서

구멍 뚫어진 후드관을 다른 집에서는 찾을 수 없었지만,

여하튼, 우리 집에 찾아왔던 녀석이 올해는

세 달 정도 일찍 찾아왔습니다.


작년엔 새가 갇힌 줄 알고

소방대원까지 불러 소란을 피웠는데,

글쎄 둥지를 이미 틀고 있어

애잔한 마음으로 바라보았었죠.


우리 집에 날아온 새를 그냥 내치기는 싫어서

클 때까지 조심히 있다 가거라 했는데,

다시 찾아올 줄, 다시금 잊고 있다 봄을 맞았네요.

이들과 함께.


소방대원까지 출동한 사건, 우리 토리도 앉아서 지켜본다.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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