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은각사에서 만난 벚꽃들_아이의 시선에서
<은각사의 꽃들>
은각사에 있는
아기자기한
작은 벚꽃 나무들
꽃봉오리가
열릴락 말락
우리를 아쉽게 하네
사진을 가져가서
화분에 꽂아놓고 싶어
조금만 더 열려라
아기자기한
꽃들아
우리 나중에 보자
꽃들아.
<화성시 반송초등학교, 3학년, 최지산>
----------------------
은각사 입구를 오르기 전에
허기진 배를 달랬고,
아이스크림도 한입 크게 베어 물었고
그래서 기분이 좋아졌던 아들 녀석이었습니다.
강가 옆 봄물을 따라 가지를
뻗어 내린 벚꽃의 어깨들이
포근한 자태의 봄을 더욱 기다리는 눈치였습니다.
아이 녀석은
그래서 아직 덜 피어낸
'벚꽃 사진을 화분에 꽂자'나
'꽃 사진을 화병에 담그자' 라는
명문장을 탄생시키기 이르렀답니다.
집에 돌아와 밀린 일기와
한 편 정도 시를 남기면 좋겠다는
엄마의 강요(?)에 못 이겨
겨우 겨우
'은각사의 꽃들'이라는 제목으로
적어내더군요.
좀 억지로 한 것치곤 꽤 괜찮은 작품이 나왔습니다.
여행을 즐기는 엄마를 따라
함께 여행을 즐기게 된 아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일본 오사카, 교토 여행, 2017년 3월 31일 -4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