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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May 01. 2017

詩사과-나미래

詩와 人이야기_아이들이 자라는 동탄 에이힐스


한 아이는 사과를 먹지 않고

사과를 먹이려는 엄마의 안간힘에 더욱 울먹였다

입에 힘이 들어가는 큰 사과는 눈길을 피하고

엄마는 눈길을 감추려 한 그 사과의 맛을 알아내고 말았다


옆집 아이의 장난감을 분해시켰다

옆집의 옆집 아이와 함께 뇌의 회로는 손을 움직이고야 말았다

옆집의 옆집 동생 것으로 알았다는 한 아이의 변명도 들었다

호기심이 가득한 남자아이들 옆에서 ‘뜯어도 괜찮아’라고 했단다


사과를 먹지 않은 한 남자아이는 이틀 동안 침묵했다

‘잊어버렸다.’한다

옆집 아이 엄마에게 아이의 실수를 듣고

어미의 귀는, 얼굴은, 붉은 사과 빛으로 물들였다

부끄러움과 어미라는 죄송스러움에 사과 머리를 숙였다

부서진 장난감만 보이고 사과의 행방을 알 수 없었다니


사과의 속살인 하얀 언어는 많은 변명 앞에 숨었다

동생과 놀 때는 형과 오빠의 사과가 무언의 약속

부모의 얼굴에 남은 사과의 크기는 한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제 한 아이도

맛있는 사과를 먹고 나면 언어의 빚으로 남지 않음을 알았겠지.

 

<사과, 나미래>





사진 자료_반송초 3학년 6반 담임 제공_아이는 쉬는 시간 놀이를 즐기며, 협력하며 아이들과 지낸다.



예쁜 애기 사과꽃(꽃사과)가 필 무렵인 1년 전, 4월의 봄에 지은 시를 이제 퇴고했습니다. 아이들과 부대낌 속에서 실수도 있었고, 사과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었죠. 서로 언어 전달 미스의 사건이기도 했었죠. 더욱더 성장하고, 타운하우스 단지에서 살을 맞대고, 머리를 맞대고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볼 때면, 오늘도 무사히 별 탈 없게 지나가길 자주 바라기도 한다죠. 아이들이닌깐요. 어른이 끼어들어야 할 경계가 애매할 때도 많기에, 그렇기에, 그러므로, 아이들이니깐요.



시 안에서 장난감의 주인은 이 귀여운 소녀였는데요. 벌써 이렇게 커서 이웃집의 강아지를 보기 위해 자주 정문을 넘어오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이 어린 소녀의 자동차 장난감을 이웃 오빠들이 분해를 시켰던 슬픈 사건이었죠. 이렇게 시간은 지나갑니다. 얼른 사과를 했으면 좋았으련만, 진정한 사과의 맛을 한 오빠는 일찍 보지 못했었나 봅니다. 단단히 타일렀었던 시간이었음을 더듬어봅니다.



아이들이 별 탈 없이 이웃이라는 공간에서, 열려 있는 공간에서, 사과의 언어는 되도록 빨리 할 수 있는 인성의 사람이 되었으면 한답니다. 많은 이들이 사이좋게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람으로 하루를 느낍니다. 하루를 바라봅니다. 행복한 하루를 살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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