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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May 08. 2017

최지산詩-섭지코지

제주도의 봄 향기를 맡은 아들의 시선이 시가 되다



섭지코지에

잔잔한 바람이

불어오네


제주도 동쪽의

작은 땅은

웃음을 안기네


작은 땅 안에 든

큰 풍경


올레길 뒤에

숨겨진

큰 바위들이,

사람들이,

사진에 남는다


올레길 끝자락에

바다는

제주의 꽃.


<섭지코지, 최지산, 화성 반송초등학교 3년>





2월의 거센 바람에

눈을 뜰 수 없었던

초봄의 제주도

가족여행을 더듬었다.


 잔잔하고

상활한 섭지코지의 바람은

 2달 전 겨울을 떨치지 못한 그 바람과

사뭇 달랐다.


아이와 다시 녹동에서

남해 카페리호 제주도행 배에 올랐다.

1박 2일의 배 표는

조금 여유가 있는 모양이었다.


제대로 눈을 뜨고

다시 풍경을 즐기자 했다. 

바람을,

자연을,

바다를,

야생화를

뭇사람들을,


그래서 많이 걸었다.

버스를 타고,

시간을 기다리며,

아들과 대화를 먹고 시간을 먹었다




3분 정도 말을 타고

5천 원을 내야 했음에도

아이는 계산하지 않는다.

그저 즐겁다 했다.


한 번 타는데 오천 원밖에 안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오천 원이나 하네요.

라고 묻는다.


지난 2월,

말을 타지 못했던 아쉬움이

가슴 깊숙한 곳에서

이제 발현되나 보다.


아이의 기억력이 좋았다.



겨울의 끝자락 2월,

 매몰찼던 찬 기운이

아쉬워했던 우리를 다시 불러주었다.

바쁜 아빠 대신

아들과 함께 밟아야 할 땅으로

5월의 연휴, 징검다리 여행이 정해졌다.  





섭지코지의

너른 초록 벌판에서

향긋한 봄 향이

코를 간질였다.


ZIPPO뮤지엄에 들려

전시물들을

살펴볼 수 있었던 건

눈의  또다른 즐거움 하나.



섭지코지 주차장에서

걷기 시작하여

안으로 안으로

곶 안으로 들어와 본다.


화산석 사이사이마다

보랏빛 유채가

봄을 마주하고 살랑거리고 있었다.


숨 막히게 어여쁜

보랏빛에 눈이 황홀해지기까지 했다.


아이도 좋단다.

아이도 나도

신난 바닷가 주변의 봄을 만났다.



비가 왔다.

걷기로 했는데

택시를 타려고도 했는데

일부러 잡지 않았다.


섭지코지 주차장에서

버스를 타는 곳까지

그냥 걸어졌다.




우리 둘만의

올레길을 만들었다 좋아했다.


비도 맞았고

신발을 벗었으며

지압을 즐겼다.





아들은 다시 찾은

섭지코지.

부는 바람이

부드러워 기분이 좋다고 내게 전했다.

지압을 즐기며 걸었던

길은 새로운 올레길을 만들었노라

아들은 외치고 있었다.


아들에게 또다시

여행 시를 남겨준

섭지코지에게 감사의 인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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