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人이야기_보성 일림산 철쭉제를 다녀오다
꽃길을 걸었다
보성만 해풍 타고
5월의 짠내 나는
부푼 꽃술은 철쭉이었다
능선마다 차향 가득
분홍 웃음 걸쳐 입고
녹차맛 숨긴 철쭉이었다
일림산 웃음 길 안내
햇살의 안부에 화답하여
철쭉 다발 한 몸이 되었구나
하산길 늦추는 키다리 철쭉 아래
벌들과 자리를 나누고
세상 언어를 펼치는 식사를 했지
붉은 꽃잎 눈으로 먹었다
붉게 절인 김치 컵라면 입으로 즐겼다
고기 몇 점은 어느새 고시레가 되었다
꽃보다 밥이었다
몸이 무거워졌다
체했다
꽃길을 걷고 누웠다.
<꽃길 산행_일림산 철쭉제에서, 나미래>
5월은 연휴의 천국이다.
아이의 학교에서도 5월의 봄방학이 매년 학교장
재량으로 날이 많아지고 있으니.
남도로 향한 연휴의 하루는
보성 일림산 철쭉제로 향했다.
제대로 꽃길을 걸었던 산행은
거의 처음이었다.
제대로 어른이 된 이후로 말이다.
결혼 전에야
산악회 활동을 하며 산새의 그림자를
잘 밟았기도 했는데, 어느새
저질 체력이 되어
앉아 있는 일에만 능숙한
중년의 아줌마가 되어가다니.
보성만을 따라 형성된
야트막한 일림산은 667.5미터이다.
맛있는 점심을 가득 어깨에 메고
나타난 언니와 형부 덕에,
아들과 나는 때아닌
꽃길에서 점심을
맛있게 먹는 호사를 누렸다.
이렇게 둥그런 능선을 그리며
드러난 꽃살을 눈에 안고
점심을 먹었다.
잘 준비해온 음식들,
머리고기,
컵라면,
각종 김치에,
과일들,
이들은 정말
꽃보다 밥이었다.
나도 그랬다.
밥을 먹는 순간만큼은.
눈부신 꽃을 보고 온 후에,
시를 남기지 않을 수 없었다.
운전대를 내리고
노트 위에 펜대를
올리는 순간이
참 즐겁다.
일림산의 철쭉군락이 가장 넓지만, 보통
일림산만 산행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보통 일림산 주차장에서 시작해서
오르는 왕복 3-4시간의
산행은 아이와 함께 했을 때
무난해 보인다.
보통 한치재-일림산(627봉)-일림산(삼비산 667.5)
정성-골 치산-골치-곰재산-곰재-제암산 자연휴양림까지 이어진 13킬로 약 6시간의
산행이 유명하다.
일림산 산행을 시작하는
주차장 입구에서는
이렇게 아이들에게
무료로 행사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었다.
아이도
나무 목걸이 하나 만들어
가방에 걸었다.
일림산은 667.5미터의 산으로 삼비산이라고 한다.
위치는 전남 보성군 웅치면 화천면(장흥군 안양면)이다.
5월이 되면 철쭉 군락지로 유명하여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참고로 철쭉과 진달래의 차이를 나열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진달래는 낙엽활엽수이며, 철쭉은 상록활엽수이다.
2. 진달래는 4월 초에 꽃이 피며, 철쭉은 4월 말에 핀다.
3. 진달래는 꽃망울에 점액질이 없지만, 철쭉은 끈끈한 액체가 있다.
4. 진달래는 색은 연하지만, 철쭉은 진한 색이다.
5. 진달래나무의 잎에서는 향긋한 향내가 나지만, 철쭉은 향이 없다.
6. 진달래는 꽃이 먼저 피어 지고 난 다음 잎이 나지만, 철쭉은 잎이 피고 난 다음 꽃이 핀다.
7. 진달래 꽃잎엔 검은 점이 없지만, 철쭉엔 검은 점이 있다.
8. 가지는 진달래보다 철쭉의 잔가지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