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人이야기_모란과 작약 사이 함박꽃
모은 볼살 위로 주름 되어 발그레 꽃물 들였네
난기(暖氣)에 설핏 숨죽인 속살이 가지가 되어 풀꽃이 되었다
과한 봄옷에 한껏 웃음 날린 너는 다시 수줍음에 입술 떨겠지
작년부터 기다림은 나의 몫, 너의 자리를 지킨 값이 되었다
약속했지 고개 들지 못한 여러 꽃봉오리 흔적은 한 송이의 혼이 되고
사붓사붓 거니는 푸른 잎사귀 몸뚱이로 남아도 좋다 하였다
이슬 맞고 일어난 노랑 선들이 입술을 잡아끄니
함초롬한 얼굴빛 드러낸 햇살 아래 소박한 마당의 꽃집이 반갑다 한다
박략한 향으로 살아남는다 하니 너의 생이 또한 애달프다
꽃향기가 글 향을 실어 모란과 작약 사이 함박꽃은 10 행시가 되었다.
<함박꽃_나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