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정원의 야생화 씨앗을 받으며 자연을 만나고 있다. 2017년 6월 20일>
날씨: 습기가 많고 추워서 내 몸이 날씨에 흔들리는
<제목> 보슬비
어제 친구들 따라 그치지 못한 보슬비들은 오늘 오후까지 해를 뒤덮고 있었다. 비가 그친 뒤에도 구름이 해를 가리고 있었다. 일기예보의 말대로 어제와 오늘 둘 다 많이 흐렸다.
우리 반 친구들은 이 때문에 오늘 3교시 체육을 밖에서 하지 못하고, 반 안에서 체육을 하게 되었다. 친구들은 많이 슬퍼하였다. 하지만, 선생님과 친구들은 지난번에 마저 보지 못한 ‘독도 수비대 강치’라는 애니메이션과 교실에서 할 수 있는 ‘교실 피구’라는 것을 해볼 수 있었다. 비록 밖에서 체육을 하지 못하였지만 ‘교실 피구’라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을 보아서 재미있었다.
그리고 보슬비는 우리 집 마당과 우리 집 밭에 생기를 활짝 피워주었다. 그래서 집에 있는 꽃들이 더 예뻐 보였고, 집에 있던 식물들이 더욱 키가 커 보였다. 우리 집 밭도 내가 봐 보았는데 고추와 돼지감자 키가 상당히 커 보였다. 그런데 문제는 옆에 있던 잡초들이 심하게 밭 근처를 뒤덮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주말에 밭에서 잡초 뽑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앞으로도 비가 자주 우리 집 마당을 적셔줬으면 좋겠다.
지금 중, 남부 지방에서는 가뭄이 심해 농장물이 자라지 않고 있다. 이번에 20-30㎜가 내렸지만 가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농작물 가격이 상승세를 탈 것 같다. 그래서 농민들은 걱정들이 많을 것 같다.
<2017년 6월 7일_화성 반송초등학교 3학년 최지산>
3학년의 일기라곤 믿겨지지 않는다.
보슬비에 관한 한 편의 수필 같구나
라고 담임 선생님께서도 읽은 엄마의 마음과 비슷하게 평을 해 주셨다. 상담 때에도 말씀하셨듯이 아이의 글 감각을 계속해서 칭찬해주고 계신다.
아이는 일기장 속 비가 오는 날, 집 근처에 있는 야산 텃밭을 둘러보았나 보다. 이 사진은 무성해진 잡초를 아이 아빠가 걷어낸 후다. 최근 가뭄이 들어 거의 말라비틀어진 돼지감자와 고추의 모습이다.(2017년 6월 21일, 하지)
집 주변을 날아다니는 곤충들과 조류과의 녀석들이 더위에 지친 날개를 접고 물을 한 모금씩 담고 가는 정원 수반 옹달샘이다. 물배추가 땡볕 속에서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
보슬비가 한 번 더 내려주면 좋겠다. 온 힘을 다하고 있는 다비드 오스틴 영국 장미가 활짝 꽃잎을 펼칠 수 있게 말이다.
잉글리시 라벤다가 더위에 조금씩 몸을 불태우고 있다.
벌써 씨를 받은 화산석 사이 흙은 새싹을 품고 있다.
종이를 접어 펼쳐놓은 것 같은 꽃양귀비의 꽃잎이다.
가뭄에 키를 키우지 않는 안개꽃 사이에서 저도 함께 땅 가까이 낮게 몸을 내리고 꽃잎을 벌려내는 꽃양귀비가 사랑스럽다.
아이의 글이
이렇게 자연과 동화되어 탄생되고 있다.
이 집에 사는 기쁨이며,
존재 가치의 확인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