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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Jun 26. 2017

6월의 비_나미래

詩와 마당 이야기_7월 장마 전에 맞는 비가 반갑다



뜰을 적시는 6월의 비,

꽃잎은 물풀에 젖어 날아 오르지 못해도 이 비가 반갑다

남도에서 시작된 장마의 구름이 홀로 놀러 왔나

집 앞을 지나며 이슬을 품은 구름을 데려다 놓고

화산석에 열을 가하던 열꽃 아지랑이가 수묵화를 만든다

수반으로 물을 찾아 내려온 참새도 비를 기다렸겠지

목이 타고, 애가 타고, 꽃잎이 타는 6월이다

언제부터 일기예보 확인을 하지 않게 되었다

내려오는 소식은 햇볕 따라 냉큼 날아가는 마른날들이었지

제한급수를 시작한다는 어느 지역에는 이 비도 도움이 되려나

빗방울의 속삭임 소리만으로 몽글몽글한 심장의 열기를 내렸기를

비바람 내음 따라 푸르른 자연이 넘어지지 않기를 기다린다

6월의 비, 장마가 아닌 비, 너 정말 보고 싶었다  


<6월의 비, 나미래>





비가 내리고 있는 흐린 날에 찰나를 틈타 

산수국을 화원에서 데려왔습니다. 

촉촉한 흙에서 바로 

뿌리를 내렸으면 하는 마음이네요. 



꽃양귀비는 여전히 

비단 종이 같은 꽃잎의 자태를 

환하게 드러내며 자연의 바람을 쉼 없이 받고 있어요. 

꽃잎이 하나 떨어져도 아프지 않나 봅니다. 

그저 웃고 있네요. 

비가 그친 후, 잠시를 틈타 햇살의 길을 따라 꽃대를 세우네요. 

아름다움을 몸소 다 표현하고 있는 듯합니다. 



씨를 받아왔던 그 본모습의 꽃 모양새입니다. 

유전자의 변형이 이루어진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분명 제가 채종 했을 당시에는 

붉은 꽃양귀비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집에서는 다양한 색으로 눈을 또한 즐겁게 하니 

단색보다는 여러 종이 모여 있어 좋습니다. 



산수국이라고 하던데, 

이 녀석도 내년이 되면 꽃 색깔이 달라지려나 

모르겠네요. 


압화를 하던 때, 수국을 많이 말려 

작품에 응용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납니다. 




이 꽃양귀비는 색감이 너무나도 예뻐서 

몇 번을 다시 보게 되더라고요. 



남편이 달라졌어요.


정말 남편이 달라졌네요. 

이곳 동탄에 있는 에이힐스 타운하우스를 

계약하고 거의 이혼할 상태까지 

부부싸움을 심하게 했었는데요. 


이제는 남편이 저보다 

집을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야산에서 채취한 이끼를 

썰렁한 뒷마당에 까는 작업을 스스로 하고 있네요. 




조금씩 꽃씨가 뿌려지고 

월동하는 야생화들의 

뿌리가 단단해지면 

뒷마당도 허전하고 빈약한 

흙으로만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시간을 두고 영양분을 공급하면서 

함께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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