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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Aug 29. 2017

가을

바람은 이미 가을 문턱을 올라탔다


<가을, 나미래>



가을이 온다


새로운 날을 달려

대문 앞에 이른

구름길의 인사에

화들짝 가슴앓이


방충망 빗금 사이로

초록의 입김들이

얼기설기 문턱을 오르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비가 우려낸

햇살 차 한 잔 마시고 나니

밤하늘이 안부를 묻는다

밤 이불을 데워준다


언제 꽃물을 올렸나

하늘길에 어깨를 올려

생명수를 받는 샤프란(실란)

별이란 문자를 새겼다


저물녘 반 토막의 그늘은

열정이 지나간 자리를 위로할 거야

이슬을 닿게 할 거야

그리고 계절의 보약을 먹겠지

 

잉태하는 많은 생명들을 존경해

초가을 다짐을 받으며

오스틴 장미 점박이 병을 치료했지만

빗물에 그 깊은 가시를 다시 보았네


국화꽃 속에 숨겨놓은

밤이슬을 데려오고 싶어

주름진 겉옷에 묻은  

여름 기억들을 닦아둔다


가을이 왔다


<가을, 나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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