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인의 정원이야기 Nov 23. 2017

[詩] 가을이 담은 것

불국사 단풍이 책갈피가 되어준 사연은 시가 되었다




<가을이 담은 것, 나미래>



가을 한줌 데리고 온 사람이 있었다


불국사 정원에 내린 아픈 낙엽을 손에 들고


흔들린 하늘을 잡고 대신 아파준 사람


멀찍이 돌아가는 그 여름의 태양빛을 그리워하다


불콰해진 심줄이 토함산 바람 길에 비척거리고 말았다


책 속의 문장은 입체 활자가 되어 가슴을 흔들고


묵은 인연은 마음속으로 들어와 입 꼬리를 건드렸다


나이는 먹는 것이 아닌 가을 물을 들게 하는 것을 알아버렸다


가을이 사람을 담아주었다   






노작 홍사용문학관에서 2년 여 정도 인연이 된 

노 선생님!


우리들은 서로서로 책을 바꿔가며 

읽기를 즐겨하기도 하는데, 

책을 반납하면서 

이렇게 불콰한 단풍을 

책갈피에 넣어주었다. 


불국사에서 주운 단풍의 사연을 듣다 

시의 문장을 엮기에 바빴다. 


단풍을 주우려다 미끄러져서 

10초 정도 빙 도는 

하늘을 쳐다보았다는 선생님. 

남편, 사부님께 야단을 맞으셨다고!

귀엽고, 슬프고, 웃긴 이야기가

마음을 움직였다. 



작가의 이전글 설(雪)이 되고 싶었던 '서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