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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Dec 18. 2017

겨울 아침

시시(詩詩)하게 흠뻑 내리는 겨울 아침 눈을 맞으며


2017.12.18, 동탄 반송동 타운하우스 거리
2017.12.18, 동탄 반송동 타운하우스




<겨울 아침, 나미래>


아침밥을 재촉하는

겨울 아침 아들의 소리

찬 공기 속 애가 탄다

밝음이 넘보는 창문 가득

하얀 분칠을 한 눈 때문일 테지

하늘을 나는 눈꽃을 잡고 싶었을 테지

눈 위에 겨울을 남겨야 하는 거라며

발자국을 그려 넣어야 했을 거야  

손으로 겨울을 데려와야 했을 거야

눈을 뜬 겨울 아침,

눈이 머리 위로 거미줄 치는 아침,

눈이 녹기 전에 몸이 서두르는 아침,

부지런한 아침이 되었지

새삼스러운 기쁨의 아침

이른 새벽 몇 번의 기상은

설렘을 대신했어

무거운 눈꺼풀 이고

꿈으로 데려간 동심의 마당

종종걸음 바쁘다

눈 위에서 강아지의 여러 발이 그렇다

하늘의 수다 앞에

마음을 여는 것은

잊고 있었던 사물들

나무 가지 위에 하얀 집 짓고

터진 살 감싸 안은 겨울 꽃은

그 사이사이에 물길을 열어주며

겨울을 알아갈 거야


<겨울 아침, 나미래>






2017.12.18, 집 앞, 유치원 가는 이웃 모녀
2017.12.18, 마당 안


겨울이 왔다

눈발을 키웠다



많은 흠들을 덮어주는 흔적

겨울이 살아났다

소리 없는 계절



산동이도 겨울이 재밌다

발은 시리지 않다

정원을 넘보는 눈빛

겨울이 좋다



꿈틀거릴 겨울의 거미줄

영양물을 받아 봄을 부풀리겠지



겨울을 모았다

꼿꼿이 날을 세운 바람이

잎새 아래서 숨을 죽인다




마른 이들에 열을 내리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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