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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Dec 05. 2017

나미래의 생각 노트2_언어를 가르치는 즐거움

언어를 배우는 즐거움 알아가길!


  얼마 전부터 지인 한 분과 아들에게 일본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나의 아이에게 언어, 또는 무언가를 가르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매번 실패를 하기 일쑤였다. 간단한 영어, 한자, 책 읽기 등은 그 과정이 꾸준하면서 일정하게 이루어지는데, 시간과의 싸움을 급하게 서둘렀다. 그리곤 성과가 나지 않은 것에 조급함도 가르침에 담겨 있었다. 무엇보다 욱하며 '그것도 못하냐?'라는 원망의 빛 말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외국어 2-3개 정도는 입에서 자연스레 나왔으면 하고. 언어에 욕심이 있는 자라면 특히나. 영어는 외국어 발음이 완성된다는 13세 이전에 원어민에 가까운 발음을 접근시켜 주고 싶었다. 때문에 영어는 다른 언어보다 먼저 시작했지만, 그것도 배우는 과정에 본인의 노력이 꾸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영어뿐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 언어도 그렇다.

  

  아들이 일본어를 가르쳐달라고 할 때가 있긴 했다. 오래 전부터 일본어를 가르쳐야 한다면 '그 선생은 나이고 싶다.'였지만 아이를 가르치는 것은 시기상조였다. 유투브나 인터넷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먼저 언어를 듣고 왔으면 하고 바랐다. 히라가나를 스스로 외운다고 책을 들고 다니는 아들을 볼 때마다 '지금 가르쳐줄까?' 고민을 하지 않았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관심만 두게 내버려뒀다. 일본어만큼은 내가 가르쳐주고 싶은 의욕은 높았으나 엄마의 욕심에 다른 언어의 학습까지 정이 떨어지면 안 되지 않나 하며 나의 열정을 잡아 묶었다. 그런데 기회가 생겼다. 한자 학습을 통해 4급까지 공부를 마친 녀석이라면 일본어의 접근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일본어는 아무리 간단한 회화만을 목표로 공부하고 싶다고 해도 결국은 한자의 영역에서 벗어날 수 없는 외국어 영역이다. 결국 한자 때문에 포기하는 것이 비일비재하다.)을 한 것이다. 그리고 함께 소설을 읽고 있는 모임에서 일본어에 관심을 표현한 선생님이 한 분 나타났다. 우리는 같이 스터디를 하기로 했다. 혼자가 아닌 둘이.  


  매주 하루 시간을 정해놓고,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사이의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먼저 목표는 히라가나의 문자가 완벽하게 체득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학습 이해가 빠른 아들과 지인 선생님(이 분은 미국에서 유학하신 분)은 나의 수업 진행을 잘 따라왔다. 물론 진도는 많이 나가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다. '히라가나 문자를 급하게 외워서 좋을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 십여 년 이상 일본어를 가르쳐본 일본어 선생의로서의 감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가타가나도 완벽하게 외웠으면 하는 것. 3주에 걸쳐 히라가나 두 행(한 행에 다섯 음) 정도를 읽고 쓰고 10자 정도의 관련 단어를 입으로 중얼거리게 하는 방식은 이들에게 나름 이해가 빨리 다가온 모양이었다.


  물론 학원에서 가르치는 것처럼, 개인 과외를 하는 것처럼 앞으로도 많은 양의 학습을 하루의 분량에 넣어올 생각은 추호도 없다. 즐겁게 수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싶다. 그런데 문자를 알아야 한다는 것은 외국어 학습에 진리의 신이라 반복 학습을 필요로 하겠다. 조금 지루하더라도 말이다. 히라가나를 칠판에 적어가며 놀고 있는 아들은 완벽하게 글자를 써나가고 있었다. 한 시간 정도 수업 안에서만 외우게 했던 문자였는데 이렇게도 짧은 기간에 문자를 외웠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역시 어린 나이의 언어 학습이 중요한 이유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고 발음이 빨리 완성되고 있다는 느낌을 더욱 생생하게 받을 수 있었다.


  아들은 '엄마! 이거 어떻게 발음해요?'라며 계속된 질문을 한다.

  의무가 아닌, 성과가 아닌, 즐거움이 가득한 학습의 과정이 계속되길 바라본다.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이나.


아직 되도 않는 일본어로 무언가 추임새를 넣고 있는 아들의 모습을 보며 너무(느무)즐겁다.


나미래의 생각 노트2_언어를 가르치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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