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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Jan 12. 2018

'빨간 머리 앤'의 시선을 따라

독(讀)하고 시시(詩詩)한 나미래와 앤의 이야기


(左)2009년 9월 구입(7쇄 2009년), '빨강머리 앤'의 100주년 기념 출판 책과 (右)2015년 구입(초판 2015년), 아들의 독서 토론을 위해 준비한 '빨간 머리 앤 책'시리즈를 최근 즐겁게 겨울을 나며 읽고 있다.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고아 소녀, 빨간 머리 앤*_나미래>


대서양 북쪽 캐나다 바닷길 위

육지와 애를 쓰며 달려 있는

초승달 모자의 풀숲을 한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에이번리는

노바스코샤에서 데려온

한 고아 소녀를 기억하고 있다

너른 언덕 위에 조각된

소녀가 사랑한 박공지붕 하나

숲과 하나 되는 그림을 그려냈다  

하얗게 빛나는 ‘가로수 길’은

‘새하얀 환희의 길’로 돌아오고

‘배리의 연못’은 ‘반짝이는 호수’로

6월의 만발한 커다란 ‘벚나무 길’은

‘연인의 오솔길’이 되어주었지    

앤의 초록 지붕 집은

섬의 하늘을 차지한 비와 눈의

독선을 피해 화려한 변신을 한다네

봄과 여름이 걸쳐오면

골짜기의 나무들이 햇빛을 모아주고

오솔길에서 빚어내는

들꽃들의 향내를 모아

상상의 그림자를 붙들고 있지

2층 방 창문에서

상상의 풍경이

그녀의 시선 안으로 전해오니  

시향 가득 문장 가지를 만들게 했다

어른들의 닫힌 세상에

달콤한 수다로 웃음을 엮고

붉은 모래 바다의 해변은

닫힌 가슴을 안아주는

묵직한 기둥이 되었지

곧게도 자란 키 자랑에 바쁜

가문비나무,

너도밤나무,

벚꽃나무,

그녀의 상상과 함께 자라  

야트막한 그늘을 내려주었지

이제는 누구와도 외롭지 않을

초록 지붕을 지키는

빨간 머리의 앤



*제목이 길어 거듭 수정을 하고 싶었지만, 아들이 끝까지 이 제목을 달아줬으면 하는 간절함을 보냈기에 제목은 정리를 하지 않고 다 담아본다.







  최근에, 아들이 다니는 한 교육 기관에서 독서 토론을 시작한 주제의 책이 '빨간 머리 앤'이었다. 어떤 종류의 책이라도 상관없다고 했지만 아들에게는 어린이 용 '빨간 머리 앤'의 도서가 아닌 400페이지가 넘는 일반 번역본을 읽게 했다. 때문에, 그럼으로써, 자연스레 엄마와 이야기 공유를 하게 되었던 것. 이것이 필자가 다시 앤의 행적(?)을 발자취(?)를 다시 더듬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오래전에 바라던 이상의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듯했다. 여자 아이들의 동심과 감성의 표현의 전유물 같았던 '빨간 머리 앤'의 이야기가 남자아이에게 어떠한 재미로 다가가려나 했는데, 나름 과정의 성과는 뿌듯했다. 수업을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만 한다는 강제적인 이유도 있었거니와 즐겁게 필자와도 토론을 하며 잘 읽어가는 덕분에 엄마가 잘 알고 있는 앤의 감성과 지역 이야기를 아들의 수다만큼 풀어놓을 수 있었다.


  오래전 블로그에 올려둔 꼭지를 데려와 다시 올려두는 열정까지 발휘하면서 말이다.  





캐나다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대서양 북쪽)는 '빨간 머리 앤'의 고향으로 유명세에 따른 명성이 계속 유지되어 오고 있는 지역이다. 노섬버랜드 해협에 놓은 초승달과 크라상 빵을 닮은 모양을 한 프린스 에드워드 섬은 작은 지역이지만 평화로운 농가가 펼쳐져 있고, 잘 다듬어진 밭, 풍요로운 과수원을 자랑하고 있다.


아직도 앤을 탄생시킨 몽고메리 여사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행 코스가 정리가 되어 있고, 앤을 연극 무대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이 지역에서는 다양하게 오픈되어 있는 듯하다.





집에 있는 또 다른 '빨간 머리 앤(2002년에 출판)'의 목차이다. 두 번째 '레드먼드의 앤'을 다시 읽고 있는 중에 글을 작성하게 되어 사진으로 남겨보았지만, 다양한 번역본을 본다는 그 자체가 설렘이고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일본어 판 '赤毛のアン(아카게노 안):빨간 머리 앤, 쇼와 32년이니 1958년 판이다.


일본어판, '빨간 머리 앤'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책 번역본 뿐만 아니라 애니매이션으로 제작되어 일본인들에게 더욱 각별하고 귀엽고 사랑스런 앤이기도 하겠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 여사의 책이 시리즈로 등장하고 있기에 이 몇 권의 앤 시리즈 책이 내 손안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귀한 보물이 아닌가 싶다. 심지어 1956년, 1957년 출판 책이다.






  필자의 2018년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아들과 캐나다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를 방문해 보는 일이다. 가능하겠지. 아들도 이제 책 속에 등장한 장소들이 상상 속에서 그림이 그려지고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을 최근 함께 다시 읽으면서 지도로 이 지역을 몇 번을 오가고 분석했는지 모른다. 우리나라 제주도의 3배 정도라니 멋진 섬의 일주를 기대하며.


  본문 안에서 브로치를 분실한 사건으로 누명을 쓰고 소풍을 가지 못하게 될 위기에 처한 앤의 모습이 그려진 대목이 있었다. '여러분은 혹시 누명을 쓰고서라도 소풍을 간절히 원했던 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아래의 빈칸에 적어봅시다.'는 주제를 가지고 아들의 생각을 살짝 들춰보았다.


 뒤에 e가 붙은 앤 셜리에게

앤 셜리 야! 안녕. 나는 너의 브로치 사건에 대해 자세하게 알고 있는 지산이야. 나는 너의 브로치 사건은 충분히 억울하다고 생각해. 하지만, 어차피 거짓말을 하거나 거짓말을 하지 않거나 둘 다 혼나게 되어 있어. 그러니 차라리 거짓말을 해서 혼나지 않고 소풍을 가는 게 나아. 소풍은 네가 꼭 가고 싶어 하잖아. 또 마릴라 아주머니가 브로치를 찾게 되면 너한테 사과를 하게 될 거야. 그러니 나의 생각으로는 거짓말을 하는 게 나았던 것 같아. 너도 결국 거짓말을 했지만 마릴라 아주머니가 찾아줘서 소풍을 가게 됐잖아. 그리고 앤 셜리 야. 소풍을 가게 된 것을 축하해!


앤의 고향 캐나다 프린스에드워드 섬 가기

 



내게는 사랑스러운 앤, 오랜 블로그에 나의 감성을 글적거려두었네




https://blog.naver.com/mire0916/220463054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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