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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Feb 17. 2018

7.이렇게 성장하기로 했다, #영어로 어떻게 말할까?

아들의 학습, 영어도 문법 규격보단 직감으로!


  설 명절이 시작된 첫날, 아이의 영어 회화 향상을 위해 등록한 화상영어 학습 지원고객센터에서 전화가 울렸다. 명절이 끝난 주에 나 또한 전화영어 등록을 위해 레벨테스트를 신청해 두었는데 그것에 대한 날짜 착각 오류 전화인 줄 알고 조금 당황하고 있던 참이었다.   


  “Hello”


  갑자기 하늘이 노랗게 된 것은 순식간의 일이었다. 평생 ‘헬로’하며 나한테 전화를 걸어준 이도 없었거니와 내가 ‘헬로’하며 외국인에게 전화를 걸었던 일도 없었다. 예고없는 전화에 놀랐다는 거다. 심지어 한글‘OO고객지원센터’라고 분명히 적혀 있었는데 전화기 너머에서 영어로 누군가가 직접 말을 할 거라고 상상을 못했던 터였다. 조심스럽게 인사로 같이 응대를 했지만, 열심히 말을 길게 하는 여자 선생의 말의 포인트를 잡기가 어려웠다. 내가 알고 있는 ‘Pardon me’나 ‘Sorry, I don`t understand your message’등을 번갈아 했다. 자존심이 상해 오는 순간이었다. ‘내가 캐나다에서 6개월 이상을 어학연수를 했던 사람이야. 날마다 영어 라디오도 잘 듣고 있다고! 그런데 이 모양이야. 입이 안 떨어져!’ 이렇게 어처구니없이 애가 타고 있었다. 속은 탔지만 천천히 그녀의 말을 다시 경청했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다음 주부터 시작될 아들의 수업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Today is no class’라고 반문하자 다시 한번 또박또박 전화를 건 이유를 설명했다. 내가 들었던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알고 있어요. 알고 있어요. 오늘 제임스 수업이 없는 거 알아요. 제가 다음 주에 일이 생겨서 제임스 수업을 못하게 됐어요. 만약 월요일 수업을 하신다면 다른 선생님과 해야 해요. 그래서 연락했어요. 만약 수요일부터 수업을 한다면 저와 시작할 수 있어요.”였다.

 

  아하, 지금 선생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시간이 조금 지난 다음에서야 정확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물론 나의 짧은 영어가 대답을 했다. ‘우리도 괜찮다. 월요일이 아닌 수요일에 수업을 시작하겠다. 걱정하지 마라.’라는 답을 보냈더니 ‘땡큐’를 몇 번 외쳐주었고, 마지막엔 ‘해피 뉴 이어’라고 새해 덕담도 남겨준다. 함께 웃었다.

 

  아이는 하루 영어책 10분 읽기를 하고 있다. 겨울 방학 동안 아이의 수준보다 약간 높은 책 읽기를 꾸준히 하려 노력했다. 영어 독서를 시키고자 동네 ‘영어도서관’이라는 곳(일주일 3번, 쿠폰제로 월 15만 원 정도이지만, 세 달치를 같이 끊어 할인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을 1년 반 정도 보낸 결과는 역시 독서력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점점 문법을 궁금해하고, 회화를 시도하면 문법의 어순을 걱정하는 전형적인 한국적 사고의 학습자가 되어가고 있는 아들을 발견했다. 공교육에서 신물이 나도록 많이 배워야 하는 문법을 벌써 아이에게 주입을 시켜야 하나?라는 고민이 들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책을 읽다 보면 여러 언어의 체계가 궁금하고 알아보고 싶은 욕구는 당연하다. 그 또한 무시하면 안 되겠지만 영어가 들어오는 머리의 체계를 조금 더 유연하게 할 필요성이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과감히 ‘영어도서관’의 수업을 끊고 집에서 10분 정도의 영어독서를 시작했다.


  영어 독서가 주가 되는 도서관 수업에서 선생님들의 평가는 하나 같이 ‘스피킹 실력이 부족하다.’였다. 당연히 Speaking이 부족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스피킹이 주가 아니니 말이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열성적으로 스피킹에 대해 따로 시간을 할애하지 않으니 당연한 거였다. 나의 영어 실력이 아이에게 큰 영향을 잘 주지 못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영어 공부는 아이와 내가 그렇게 절실하지 않았었나 보다.


  그런데 최근 아이의 영어 공부나 여러 학습에 시선을 달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즉, 밖에서 집으로 들어오는 공부 방식을 택하게 되면서 학원을 떠밀 듯 보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말이다. 물론 아이도 동의를 했다. 나 또한 아들의 공부 습관을 지켜보면서 스스로 판단하며 학습 운영을 하고 있는 녀석을 믿기 때문이었다. 영어 회화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은 나 역시 잘 모른다. 본인의 노력이겠으며 경제력의 투자이기도 하겠지. 그런데 거품의 사교육비를 쓰지 않고도 잘 되게 하는 방법을 모색해보려 했던 결론은 원어민과의 화상영어였다.

 

  여러 곳을 검색을 통해 전화영어와 화상영어를 비교해보았다. 한 달에 두세 번, 매일, 그리고 15분과 20분의 시간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지만, 학원을 보내는 가격의 1/3도 되지 않는다(물론 화상영어의 수업 시간은 학원 시간보다 턱없이 짧다. 그래도 1 대 1이 아닌가.). 정해진 시간에 2차에 걸친 레벨테스트를 받게 했다. 초등학생이라는 점에서 전화영어보다는 화상영어의 집중도가 더 높다고 하였다. 함께 지켜보면서 아들의 영어학습, 언어 성장의 변화를 볼 수 있겠다.

 

  더불어 나도 전화영어 레벨테스트를 등록했다. 아이가 부러워 죽을 지경이었다. 나도 못할 게 뭐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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