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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Jan 21. 2018

6.이렇게 성장하기로 했다, #수학적 놀이   

아들의 학습, 수학 감각은 강제성이 아니다, 권토중래(捲土重來)의 의지로


  아들에게 언제부터 단순한 문제를 푸는 것을 지양하게 했다. 단순한 계산을 쓰고 풀어냈던 것은 초등학교 입학 전에 끝냈다는 것. 아들은 보드에 보드마카를 들고 늘 숫자를 적어내고 더하고 빼고 이리 비틀어보고 저리 비틀어 보는 것이었다. 그것은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함이 아니라 사실은 아들의 놀이였다는 것을 나 역시 잘 알고 있었다. 사실 아이에 대한 관찰이 중요해진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아들은 초등 입학 전부터도 많은 문제를 접근해 왔다. 꼭 극성맞은 엄마가 선행을 상당히 빨리 시키는 것쯤으로 느껴졌다. 때문에 우리 아이의 자율적인 수학적 능력이 엄마로 극성으로 묻히지 않나 조금 걱정을 않았던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주변 동기 엄마들의 어마어마한 많은 정보 수다에서 잘 빠져나오는 필자는 필자의 장점을 잘 살려보았다. 영재성 테스트를 받고(만 5세 된 후, 초등 입학 전 다시 한번) 동탄 KAGE학술원을 통해 [M3]라는 수학 수업을 초등 1학년 때부터 노출을 시켰다. 일반 학원과 학교 수업, 특수한 학교 진학을 위한 문제풀이의 접근이 아닌 '고차적인 사고 능력을 통해, 주제의 개념을 제시하고 적용하며, 창의적인 문제 해결력을 함양하기 위해 구성된' 수업에 지금도 참여하고 있다. 한마디로 어마어마한 생각을 많이 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필자가 아들의 수학 공부에 대해 적고 싶은 부분은 매일매일의 책상에 앉는 학습에 대한 습관에 대한 것이다. 초등 1학년과 2학년 때는 문제집을 통해 최상위 개념 책이 주가 되어 1년씩의 선행을 했다. 학교 적응을 위한 일환으로 수학 하나에 집중하지 않았지만, 나름 재미있게 공부를 하는 듯했다. 초등학교 2학년에 성균관대 경시대회를 보고 엄청 낮은 점수에 충격을 먹고 두 번 다시 경시대회를 안 나가면 어떻게 하나 했더니 그래도 '다른 경시대회도 한번 해보겠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사실 경시대회 시험은 수상을 위해서 경시대회 대비용 학원을 다시 다녀야 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런 와중에 HME수학 학력평가 시험은 아이와 내가 상식이 통하는 선에서의 문제여서 이 대회만큼은 아이의 사기 증진을 위해서도 매년 참가하고 있다(2학년 HME 하반기 학력평가 화성시 1등, 3학년 HME 하반기 학력평가 화성시 1등, HME경시대회 본선대회 출전 자격을 얻었으나 폭설로 인해 2018년 1월 경시대회 시험 포기). 작년 3학년 때는 4학년과 5학년 수학 선행을 꾸준히 진행했다. 필자가 뿌듯함을 느꼈던 것은 앞선 선행을 열심히 했다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주어진 시간에 자율적으로 학습을 진행했던 아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어 졌다.

  

  아들은 매일 문제집에서 제시하는 하루 학습의 분량을 철저히 지키며 체크하며 문제를 풀어가고 있었다. 더욱 도움이 되었던 것은 매일 학습을 하고 있는 밀크T(곧 끊을 예정, ebs에서 제공하는 무료 수업을 최대한 애용할 예정)에서 전 학년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다른 인터넷 학습과, 학습 구성이 탄탄한 EBS를 들어가지 않아도 그 자리에서 펼쳐서 선행을 하고 있는 대목의 강의도 순차적으로 꼼꼼하게 듣고 넘어갔다. 아들은 정해진 룰을 잘 바꾸지 못한 스타일이기도 해서 적절한 관심이 필요하기도 하겠다 라고 느꼈을 때 필자는 등판을 했다. 몸이 아프거나 여행을 가거나(생각보다 여행을 자주 다니다 보니 학습 습관에 영향을 주게 되기도 한다.)할 때는 손을 놔버리는 게 꽤 길어진다. 그래서 아들에게 제안을 했다. '몸 상태가 좋고 집중도가 높다고 생각되는 날은 하루 분량이 아니라 조금 더 문제를 더 접근해도 좋을 것 같다.'말을 그래도 받아들인 것 같다. 처음에는 입을 삐죽삐죽 거리 더니.


  여기서, SBS 영재발굴단 '아빠의 비밀' 편에서 두 아들을 멋지게 키우고 있다는 이상화 님의 책 글귀를 인용해야겠다.

  제 아이는 둘 다 6개월 정도 수학 선행을 했습니다. 하지만 만약 아이가 수학을 좋아하고 충분히 이해한다면 2년이든 3년이든 수학만큼은 선행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선행을 해서 아이가 수학을 잘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가본 길을 두 번째 경험하면 불안한 마음을 없앨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체 로드맵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수학 선생의 효과는 아이마다 다릅니다.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지요.

[부모의 선택만으로 평범한 아이를 공부의 신으로 만든 비법, 이상화]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고 했지만, 그것 아이의 학습 집중도에 따른 또 다른 문제지 않을까 생각된다. 수학을 선행하고 학교 수업에 몰입하지 않는다면 결과는 몰입한 아이와 확연히 달라지는 결과가 나타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아들은 올해 예비 초등 4학년이다. 방학을 시작하곤 서점에 가서 수학책을 살피는 것이 최근 취미라면 취미랄까. 사고 싶은 문제집이나 책 앞에서 서성이는 게 특징이다. 이미 6학년 수학 문제집(최상위 문제집과 쎈 문제집)을 이번 겨울 방학과 봄방학의 목표로 날마다 조금씩 풀고 있는데도 말이다. 문제집을 또 사는 것을 아들에겐 잠깐 멈추라 했다. 어려운 문제를 접근하는 것이 수학은 매력인 것 같다고 아들은 자주 이야기를 한다. 감사하게도 답을 찾아가기 위한 과정을 이렇게도 즐겁게 느껴주니 엄마 된 마음으로 기특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필요하면 인터넷 강의를 뒤지게 할 수도 있고, 다양한 수학 책을 접근시켜줄 수 있기에 수학을 어렵게만 느껴야 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중학교 이상이 되어서는 수포자들에게 수학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을 포기하는 것이라 말을 할 수 있겠다던데. 이 방법은 아들에게 오래갈 방법 같다. 집에서 탄탄한 훈련이 먼저 되면 수학 개념을 익히고, 다양한 문제를 접하는 것은 조금 더 쉬워질 것이라 믿는다. 자신감도 더 붙으리라 생각된다. 결국 학원에 앉아 문제를 풀어가는 거와 뭐가 다르겠는가.

   

   


  항공사 운항 정보를 적어가며 놀고 있는 최근 아들 모습,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사물을 통해 시간을 분석하고, 항공 운항로, 거리를 계산하며 세계를 한눈에 넣고 싶어 안달하는 모습이 보인다. 수학적 능력을 키우는 것은 어려운 곳에 있는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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