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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Jan 17. 2018

5.이렇게 성장하기로 했다, #한자 공부 저녁 한 시간

아들의 학습, 함께하는 한자 3급, 마부작침(磨斧作針)의 힘으로!



저녁 식사 후, 한 시간 한자 공부
사자성어 10개씩 적어보기
매일 단어 15자씩 쓰고 익히기


 아들의 겨울방학은 이미 반 이상이 지나갔다. 아쉬워하는 아들의 얼굴빛을 읽어내지만 필자는 입가에 미소를 조금 드러내고야 만다.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도서관 출입을 습관화했다. 물론 추운 날씨가 들었던 한파의 며칠은 집에서 차분하게 학습 분위기를 이어주어야 했다. 도서관보다 더 도서관 같은 우리 집이 사실 어쩔 땐 나가기 싫은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집중하는 사람들을 보게 해 주는 것은 학습 효과가 아주 크기에 도서관 방문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

  
  워낙 혼자서도 잘 노는 아들이라 노는 시간을 잘 확보하는 것은 아들의 최대 장점이다. 보름이 조금 지난 시점이지만 반 친구가 가족과 함께 한 번, 친구 혼자서 한 번 더 놀러와 아이들의 내면에 숨겨진 게임 본능을 일깨워주기도 했다. 몇 시간씩 앉아 게임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엄마가 없으면 얼마나 몰래 많이 할까?라는 염려가 들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친구가 오면 가끔 풀어주는 것도 이 아이의 숨통이 행복하겠지 하면서.



집에서 식탁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엄마를 따라 놀기나 학습 중 무언가 아들은 시작한다.
방학이면 시작되는 도서관 출입.

 

  한자 공부는 아직 할 시간이 없겠구나 생각이 들던 1월 초 어느 날, 아들이 그런다. "엄마, 서점에 가서 한자 책 좀 봐봐요. 아니면 동영상 강의를 하나 등록을 해 주시던가요."라고 한다. "동영상을 사는 게 나을 것 같니?"라고(다음 주 여행 계획이 있어서 인지 동영상을 구입하는 것은 조금 보류하자고 말을 넣고 있는 중이었다.) 나도 다시 한번 물었다. 며칠이 지난 후, "엄마, 그냥 동영상은 등록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책 사서 하루에 정해두고 엄마랑 조금씩 저녁에 하면 될 것 같아요." 갑자기 아들의 발언에 '아! 나와 함께 공부하기로 했었지. 그 한자 3급을 말이지.' 머리가 아파왔다. 머리가 아파온 첫 번째 이유는 공부를 늘 하고 싶은 엄마의 마음 뒤에 저녁이면 갑자기 몰려드는 집안일을 무시할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티가 나지 않는 일을 잠시 접어두면 어떨까? 의 속내도 울림으로 다가왔다.

 


책상에 앉아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우리들은 침대에 책을 올려놓고 한자를 써내려가기도 한다.
사자성어는 하루에 10개씩 정해, 함께 써가면서 익히고 있다.
아들이 써가는 노트다. 놀 때만은 까불이 요도방정 천재성이 있는 녀석이지만, 학습을 할 때는 집중력이 최고라는 사실.  


  남편의 퇴근이 들쑥 거릴 땐, 남편이 오는 것을 확인한 후 아들과 함께 자리를 피해 공부를 시작했다. 사자성어를 10개씩 적고, 그리고 뜻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을 각자 했다. 그리고 난 후, 매일 학습으로 15자의 읽기 한자와 쓰기 한자를 섞어 노트에 적어 내려갔다. 어릴 때 많이 쓰던 깜지 형식과 비슷했지만, 잊고 지낼뻔한 한자를 다시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획순도 엉망으로 알고 있었던 것을 다시 정정하며 배우는 즐거움이 행복했다. 아들은 엄마와 함께 스텝을 맞춰가며 써 내려가며 경쟁을 한다. 나는 아들과 경쟁을 할 이유는 아무것도 없지만, 학습 동기를 부여하는 차원에서는 내가 더 열심히 하는 척(?)을 부리지 않으면 안 된다.


  감사하게도 먼저 하겠다고 나서 주는 녀석이었기에 이렇게 힘들지 않게 어려운 한자 3급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하면 집중을 못하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데, 엄마가 바꿔야 할 때를 잘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는 엄마, 책 읽는 엄마, 텔레비젼 뉴스와 예능 몇 개 외는 잘 안보는 엄마(남편과 같이 하면 좋겠지만 아이 아빠는 집에 오면 텔레비젼만 보고 있기에 패스)를 보여줘야 하는 것도 큰 역할이지 싶다. 아들에게는 지치지 않고 꾸준히 가는 마부작침(磨斧作針)의 힘을 믿고 싶다.  


아들과 함께, 필자도 열심히 한자 3급을 공부하며 익숙한 한자를 다시 익히고 있다.





2018년 3월 9일,


  한자는 역시 그림 글자임이 확실하다. 가물거리는 나를 위해 '어문회 한자 3급 자격증'을 핑계로  도전에 나섰으나 꾸준히 잘 하기가 참 힘들다. 단기 알바를 위해 잠시 집을 떠난 조카가 잠시 들러 사진 한 장을 남겨준다. '분위기가 장난 아닌데'라며. 한자를 놓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요즘(2018년 8월) 날마다 한자를 보지 못하고 있다. 격일이나 3일에 한 번 정도 보고 있는 것이 요즘의 모습이라 그래도 열심히 하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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