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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Jan 16. 2018

4.이렇게 성장하기로 했다, #알차게 일본어 공부

아들의 학습, 일본어를 위해 어른 둘과 아이가 만난다


  지인 한 분과 아들이 함께 일본어 공부를 시작한 지 벌써 두 달 여가 지나간다. 매주 목요일에 한 시간 반 정도.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결코 긴 시간이라고도 말할 수도 없다. 어학을 공부함에 있어 일주일에 최소 두 번 정도를 만나는 것도 아니고 일주일에 한 번이라니.


일본어를 시작하는 것을 두고 아들에게 주는 스트레스도 무시를 못하겠다 싶었다. 영어를 무척이나 대단히 잘 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일본어까지 한다면 학습의 기운이 반감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때문에 '일본어 학습' 첫 기획 의도는 아들과 지인에게 최대한 부담을 주지 않고 수업을 하고 싶었다. 수업 안에서 인지하고 익혀가자라는 것. 그래서 함께 공부하는 분께도 양해를 구했던 것이 가장 먼저 했던 나의 입말 행동이었다. 흔쾌히 동의를 얻고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일본어의 문자를 오래도록 쓰게 하고 읽게 했다.  일본어의 문자라 함은 히라가나가 대표적인데, 그 외 가타카나, 한자의 순으로 익혀야 할 것을 정했다. 두 학생들은 생소한 문자이다 보니 수업 시간 내에 문자를 써 가며 익힌다는 것도 낯설어했다. 히라가나와 그것에서 파생된 단어를 익혀가는 것으로도 4번 여를 더 만난 것 같다. 필자의 목표는 히라가나를 보고 바로 일본인이 뱉어내는 속도만큼 읽어내게 하는 것이었다. 히라가나를 익힌 다음에는 문자에 붙는 액세서리가 많은 특징을 익혀야 했다. 점 두 개 붙는 탁음(が, ぎ, ぐ, げ, ご)을 익혀야 했으며, 동그라미가 붙은 반탁음(ぱ, ぴ, ぷ, ぺ, ぽ) 등도 공부를 해야 했다. 어디 그뿐인가 작은 쯔(っ:한국어 발음 식이라면 작은 '쯔っ'다음은 'ㄷ'발음이 난다.)는 읽기에 익숙해져야했다.


  시간을 일부러 오래 투자했다. 지루해도 좋았다. 학원이나 기업체 강의나, 일반 개인 과외를 하면서 얻었던 경험 중에 하나가 '문자를 가르치는 데 시간 투자를 하지 않는다.' 즉, 문자 익히기를 오래하면 지루해하는  특징을 답습시키기 싫었다. 완벽하게 본인들의 언어가 될 때까지 쓰고 또 쓰고, 읽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이렇게 문자가 완벽하게 읽어지고 나니 인사말로 들어가고 문장의 기본 꼴을 보여주어도 어려워하지 않았다. 단, 단어를 외워간다는 것은 어쨌거나 부담스러운 공부라 스스로 체득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은 언어의 매력이기도 하니.


  이 두 사람에게 일본어 공부의 목적은 다르겠지만, 기본으로 익혀야 할 기초는 변하지 않는 일본어 공부의 덕목이기에. 아들과 함께 공부하는 지인 분과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만, 서로 맞는 이유를 좁혀볼 수 있었는데 그것은 두 사람 모두 한자를 어느 정도 몸에 익히고 있다는 사실(지인 분은 학창 시절 한자를 꽤나 잘 하셨다고 한다. 아들은 현재 어문회 4급을 획득하고 3급 공부를 하는 단계이다)이다. 두 사람의 일본어 공부의 목적은 단순하다면 단순하다. 한 사람은 일본 여행을 시작으로 일본에 자주 가보고 싶어 가벼운 회화가 목표라고 했고, 아들은 1차 목표가 일본어 간판을 읽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렇다면 회화만 해도 되는 자연스러움이 더해지면 좋겠지만 문자를 읽지 못하면 재미없는 언어. 그것이 일본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일본어는 한자 뒤에 히라가나나 가타카나(외래어 표기, 읽기 및 특수 문자용)가 가려져 버린다. 만약 일본어를 공부해야 하는 어떤 욕구나 의욕이 들끓는다면, 멋진 일본어 선생님을 찾기 전에, 히라가라를 시작하기 전에, 한자를 미리 조금씩 익혀 둔다면, 조금 좋아해 준다면 일석이조가 아니라 일석삼사조도 될 수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한자 공부에 찬성하는 타입이다. 어릴 때 한자를 많이 익히게 하면 '아시아의 문자'와 '아시아의 문화'가 덤으로 챙겨져 온다는 사실을 자라면서 더욱 알 수 있지 않겠는가. 정말 정말 한자가 싫어 일본어를 포기했다는 사람들, 학생들을 수없이 봐왔던 사람으로의 한 마디의 첨언이다.



https://brunch.co.kr/@mire0916/208

얼마 전에 올린 브런치 글.

아들이 쓰고 있는 일본어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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