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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Oct 30. 2016

詩겨울바다_나미래

詩와 人이야기_거금도 고향 바다에서 갯냄새 옮겨오다


된바람 칼자루 군무를 휘두르는 겨울바다의 넉넉한 속살은 어미의 장터,

유독 잿빛 진해지는 갯벌 위에 엄마는 몸을 던져 일감을 문다

바닷물이 날아가는 시린 손 부여잡고 함지 바구니를 끌고 갈지자 그려내며,

구름도 더딘 바람에 어미의 그림자는 마음만은 지치지 않는다

서슬 푸른 청춘부터 이끌었던 어른 바다는 가난의 저울질을 서슴지 않고,

자식은 식량의 보고인 시린 바다를 줄곧 멀리하려 안간힘을 써댄  

날렵하게 거세지는 바람 속 바다는 파도 이랑에 가족을 일감 위에 올려다 놓고,

아비의 김발 양식장 바닷길 뱃고동 소리는 친하고 싶지 않은 겨울 소식이 온

물결의 이랑 길 따라나서지 않으려 숨죽이는 아이들의 속내를 끌어안고,

파도의 헛기침은 거친 노동의 삼박자 울림을 준다 

비가 오는 날이면 겨울바다는 휴식을 취하고,

파도에 길을 잃지 않게 바다의 사람들을 집으로 돌려보낸다

바닷길을 방황하지 않아도 되는 짬을 데려오니,

부모는 짙어지는 빗소리가 날아들면 잦은 시름 얼굴에 비쳐낸다

잔일 행군의 진행형을 멈춰 세우는 거친 부드러움을 바다는 알고 있는 듯,

바람 속 먹구름 한 장은 비속에 가려지고 내 얼굴의 웃음을 숨기지 못한


서정문학, 시등단 신인상

발표 지면, 『서정문학  』9  ·10월 51호



2016년 8월, 여름의 끝자락을 달릴 때, 멍청한 고기 낚아보자고 내려온 거금도 신금 방파제에서 외할아버지와 아들의 뒷모습으로 바다가 정겹다.


2016년 2월, 거금도 둘레길을 따라 걷고, 드라이브를 하며 만난 깊이와 색감이 다른 연소해수욕장 바닷가에서, 남편과 그의 아들은 겨울의 냄새에 흠뻑 취했기를.


고향에만 내려가면 나는 나의 취미생활을 즐긴다. 조개파기! 최대의 정신집중 시간을 즐기고 싶을 때 호미를 들고 나선다. 엄마는 갯일을 평생 업이었기에 지긋지긋하다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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