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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Aug 16. 2018

아들과 바다

2018 여름 휴가지_거금도 신금 방파제, 청석 바다의 고둥


2018.8.6,  해돋이와 남해안 바다.




<아들과 바다>, 나미래


파도 그늘 사라진

하얀 시멘트 방파제

늘 푸른 풍경 약속이 걸려 있는

그 자리에 앉아

좋아하는 별을 보고

수평선에 떠오르는

하루의 처음 해를 만나

기다림의 바달 낚았다

고깃값보다 비싼 미끼를 사고

수온이 오른 바다엔

여전히 멍청한

감성돔, 농어, 망둥어

새끼가 그들의 아이들이

억울한 표정으로

눈을 부릅뜨고 있다

이빨도 시리게 입이 굳어간다

바다와 어둠을 사이 두면

푸릇푸릇 감성 돋는 아들

인공위성을 피해

진짜 별이 달려온다고

아들 눈에 더욱 몽롱한 달은

바다를 제법 밝게 감싼다고   

아들은 낚싯줄의 고기가 아닌

우주와 심하게 경쟁하는

밤바다를 많이 사랑하는 것 같다






이른 새벽에도 바다 주변은  뜨거웠다.










<고둥 한 끼>, 나미래


청석 해변 큰 바위

다닥다닥 집 지은

갯가 생물들

물가 그림자 아래

여름 햇살 피하던

고둥을 만났다

짭조름한 시골 밥상

만찬 생각뿐

옳지! 인사를 했어

안고 붙잡고 기어가다

내 엉덩이에 파도가 파도쳤다

선득하게 다가온

그 물결 아니었다면

손전화 값어치

기억 저장의 화폭과

글 창고의 시 몇 편이

어긋나지 않았을 거고

추억을 담아낼

단내 인연도 열기만

남기지 않았을 터

위약금의 불편한 진실

그렇게 저렇게

소원하던 노트 얻었다







청석 마을 해변에서 고둥을 땄다.

바늘과 핀을 준비해 삶은 고둥 알맹이를
 까 먹을 때 고향의 재미를 느끼고
최고의 맛이라는 걸 알게 된다.


깐 고둥을 장과 고추가루, 참기름에 무쳐 먹으면

시골밥상 밥도둑이 따로 없다.


친정 엄마와 3대가 모여 고둥을 까고, 먹으며

바다의 숨소리를 제대로 느꼈다.

망가진 스마트폰도 바다의 깊은 뜻을 알았을 거야.





나미래, 시인의 정원

https://brunch.co.kr/@mire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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