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래의 詩詩한 여행 이야기, 공룡알 해변과 모래바닥 해변 사이
<시인의 변명, 다 내 잘못이야, 나미래>
거금도의 여름,
등에서 놀라는 땀을 안심시키지 말아야 했어
다방이 아닌 시골집 낡은 선풍기 아래 책을 펼쳤어야 했고
그 다방, 바닷가 풍경 즐기는 파리들 보지 말았어야 했다
우리와 함께 앉아 책 냄새를 맡는 파리들을 좋아해 볼 걸
아들에게 흘린 ‘파리가 있네!’는 아주 작았던 소리였다면
‘향이 많이 나서 파리가 있는갑소.’라던 그 사장
적대봉 정기의 요동치는 파동은 그녀의 목으로 깊게 숨어들었고
사투리 억양 반어법에 내 속이 뒤틀리지 말았어야 했다
‘시골에 파리 몇 마리 있다고 호들갑이냐고요.’라는 그녀의 말에도
신(新) 박하지 않게 입 꼬리를 부드럽게 올려볼 걸
다방에 울려 퍼지는 그녀의 호방한 전화 응대
고객들의 행동을 개떡으로 만들어 버리는
사장의 넓고 두둑한 입담은 귀를 닫을 수 없었다
‘파리가 아직도 있나요? 약 뿌려줄까요?’
빙수와 커피 한 잔 속에 약물 파고들까 생각도 하면 안 되었어
'파리체가 있냐?'는 질문에
'다방에 무슨 파리체가 있다요'라는 답인 그 사장
'그럼 다방엔 왜 파리가 있나요.'라는 말이라도 해 볼 걸 그랬어
‘약 뿌려주세요.’하고 아들과 책을 접었어야 했다
그리고 그 다방 문 밖에서 난 자리 만들 것을
손가락으로 스마트폰을 건드리며
시인의 이름을 찾아내는 거친 입을 막지 못했다
다방을 감싼 숙소 주변 바닷가는
그 시인의 시가 되고 글이 되었다는 것을 안 듯했어
함정은 그 숙소로 들어가야 나온다는 해변 가는 길
그녀의 예쁜 숙소 이름이 들어 있지 않았다고
시인에게 뱉는 ‘무례했다’는 말도 기분 상하게 듣지 말아야 했다
‘거짓이 아닌 이야기가 무슨 문제냐?’며 납득도 시킬 필요가 없었다
해변 가는 곳에 그 숙소 이름이 반드시 있어야 된다고
많은 숙소가 들어선, 들어설, ‘몽돌 해변 펜션가(街)’는 인정하기 싫다고
인정하지 못하는 사장을 그 시인은 더욱 인정하지 못했다
오촌 동네 그 숙소 언덕 오솔길 따라
바람과 비를 품으면 ‘공룡알 해변’이 되고
바람과 비를 내치면 ‘모래바닥 해변’이 되는
그 아름다운 해변의 마음을 적지 말 것을 그랬다
자연은 아름다운 마음의 근육을 가진 사람들을 좋아하니까
<공룡알 해변의 비밀, 나미래>
하얀 파도
모래를 내려놓으면
풍년이 든다네
태풍의 씨알
흩날리는
여름을 지킬 테니까
검은 파도
공룡알 몽돌을 타거든
흉년이 든다네
모래 바닥 근육을
쓸어 가며
가을을 맞이하니까
지도에 없던 이름
공룡알 해변을 만들었더니
기사記事에도 올라오는 반가움
공룡의 그 시대
지구도 뜨거운 바다 되어
흉년이 들었었지
공룡알 숨겨 놓은
비밀의 정원은
그때 그 이름을 되찾았네
‘모래 바닥’이었다고
소소하게 알립니다.
나미래 시인의 시인의 정원'브런치에서는 지역 영업장 상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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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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