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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Nov 09. 2016

가을이 남다_나미래

詩와 人이야기_가을이 남기고 간 풍경

     

된서리 남겨 놓은 텅 빈 언덕에 고개 시리도록 흐느끼는 갈대들

무연히 주저앉아 불어오는 차가운 겨울바람에 고개만 쿨렁거린다

풀숲 위로 묻어나는 이슬방울들,

종종걸음에 부딪치는 서릿방울들,

남으로 내려가 버린 코스모스 향기 붙들고

한여름을 지켜내던 단풍잎은 몸을 씻어 내린다

사방 태풍에 뿌리를 붙들고,

여름이 풍성했던 몸이 하늘을 난다

시골 담장 위엔 유연하게 키를 키우던 호박은 몸통이 채 뒹굴고,

봄부터 몸을 불린 감나무의 홍시는 시골집을 지키는 유일한 가을이 되었다

훌쩍해진 푸른 강물은 불타는 산들의 거울이 되고,

흐르는 물살을 친구 삼던 월척인들도 하나둘 고개를 숙이는 풍경

하늘대지는 잿빛 물감이 거칫거려 설핏 흔들거리며

서릿가을 눕혀 놓는다


가을이 남았다

가을이 남긴 것뿐이다


가을사진1

가을 사진 2

가을 사진 3

가을 풍경 사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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