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성장을 응원하는 나미래 에세이, KMC, HME시험을 보고!
아들에겐 여러모로 하반기에 바쁜 일정이 몰려 있다. 상대적으로 차분하게 계획을 세우는 연초에는 학년이 진급하는 것으로 모든 에너지가 쏠리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나 또한 글 속에 파묻혀 있다 보니 내 글을 쓰는데 우선으로 아들의 일정을 매번 체크 못할 때가 더 많다.
올해도 여전히 하반기에 수학경시대회 시험을 넣고, 시험을 보고, 결과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었다. 상반기와 하반기를 적절하게 나눴으면 이틀 연속으로 시험을 보게 하는 일이 없었을 것인데 하면서 말이다. 또 '그 시험 좀 안 보면 어때!'라는 유연한 생각도.
지난달 아들이 원했던 '한국사 시험'은 중급으로 응시를 할 수 있었고(4급 합격), 이틀 연속 시험이어서 불만이 많았던 <2018년 하반기 HME 수학학력고사, 이하 HME>와 <2018년 하반기 KMC 한국수학능력시험, 이하 KMC>을 무사히 응시했다.
이틀 연속 시험 접수를 하면서도 '내가 시험에 미쳤나?'라는 생각까지 하게 했다. 아들은 더 미칠 노릇이었나 보다. 즐거운 주말(여전히 아들은 평일 일찍 일어나 학교 가기 전에 수학, 과학 관련 책을 읽거나 문제를 풀기도 한다. 때문에 긴장을 풀어 유일하게 아침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되고, 학교와 일상의 해야 할 일로 정신이 가득 찬 날이 아닌)을 맞아 시험으로 그 거룩한 주말 이틀을 마감 하는 것에 은근 짜증을 내고 있었던 터였다.
아들에겐 해년마다 하반기 HME(3학년부터 상위 15%는 본선 진출권 확보)는 치르게 하는 편이다. 가장 많은 인원이 치르는 수학경시대회이고, 학교 수업을 잘 따라가고 있는 것에 대한 중간 점검 정도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HME는 중상위권 학생들이 대거 치르는 시험이다. 학교 수학이 쉽거나 정확한 진단이 없으므로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들은 2016년 2학년부터 시작한 HME에서 결과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사기 증진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이었는지 모른다. 성균관대 경시대회(2019년 폐지 예정)나 KMC의 경우 같은 문제 출제처가 같은 곳(하늘교육)이라 문제 유형과 난이도가 동일하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글을 찾다 보니 재미있는 내용이 있어 소개해 볼까 한다.
KMC(성대경시 포함)를 잘 모르고 쳤다가
많은 부모님과 아이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겨 준다는 것.
이 말 격하게 공감하는 바이다. <2016년 하반기 성균관대 수학경시대회>를 보고 '40점'의 결과에 충격의 도가니였으니 말이다. 꽤 수학을 좋아한다고, 잘한다고 했던 아이가 어떻게 이렇게 점수가 나올 수 있지라며 그 이후, HME를 제외하고 너무 어려운 시험은 사실 피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반에서 수학을 제일 잘한다고 해도 30점대 점수를 받는 것도 예사롭다는데, 학교에서 수학을 잘한다는 학생이라면 40점대! 이거 이거 아무리 변별력이 있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말이 되는가. 나 같은 보통 사람은 이해 못 하겠다!
그런데 이번에 아들이 본 <2018년 하반기 KMC> 에서 '57점'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아들은 경이로운 일이라면 '40점대'나 겨우 넘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점수를 예상을 못했다고 흥분이다. 점수 그대로만 보면 형편없어 보이지만, 전국 백분율 84.3%. 워낙 최상위권이라는 시험에 본선 진출이라는 자격까지 얻어냈으니 놀랄 노자가 아니겠는가. 상위 10% 내라는 것도 믿기지 않았다.
바로 십일 전쯤에 발표가 난 2018 HME 하반기 수학 학력평가에서는 80점. 본선 진출을 하지 못한 결과다. 이번에는 88점부터 본선 진출을 한 모양이다. 지금까지 2년 동안의 성적 결과(2016년 화성시 1등, 전국 1.5%, 2017년 화성시 1등, 0.9%)에 비해 실망이라면 실망 었는데. 솔직히 시험에 부담을 주기 싫어서 기출문제 한 번 풀어보라 해보지 않았으니 그 시간에 대한 감각이 떨어졌을 수도 있었겠다 싶다. KMC도 어려운 시험이라면 모든 것을 배제하고 평상시 실력으로 한번 풀어봐라였는데 예상보다 나은 결과에 당황하지 않았다면 거짓말.
이 두 시험의 계기로 아들이 시험을 대하는 자세가 바꿔진 것 같다. 엄마가 등록하고 난 후, 시험만 보던 자세에서 이젠 직접 인터넷을 통해 시험의 종류와 성격을 검색해 보는 거다. 자신에 맞는 경시대회를 찾고 시기를 체크하며 시험을 봐야 할 몇 개의 대회를 찾아보는 것이다.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전국 백분율이 높았던 이번 KMC가 '점수가 낮다고 의기소침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 과정의 빛이었다. 결과에 무던해지는 정신력이 더 중요할 터!
남편이 그런다. "세상에 평균 50점은 나오도록 문제를 만들어야 정상 아닌가? 평균 50점은 맞도록 해줘야 하는 거 아냐? 30점대가 뭐야?" 남편의 유머 코드다. 그런데 나도 그렇다.
시인과 정원
나미래의 詩詩한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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