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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Jan 19. 2019

24. 이렇게 성장하기로 했다, #1월의 마음처럼

나미래의 詩詩한 교육 이야기


필리핀 영어캠프에 있는 아들은 맑은 공기 속에 드높고  푸른 하늘을 깔고 수업 후 운동장을 누비고 있다. 미세먼지 없는 청정한 공기는 행복한 덤이다. 출처: NIS영어캠프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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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딘 바람 잿빛 유리에

검붉은 어휘를 볶아주네

아이들을 안은 날렵한 날빛

날포는 걸어가다 멈춰버리고

머리로는 가슴 넉넉한  

속내는 내리사랑 줄기차다

넉살 좋은 대의 사람 아들

높바람 둘러맨 식구들이

머릿속에서 오르내리고

날구장창 두텁던 잔소리

바다 너머에 두려 했다가

마뜩잖은 소통 찾아왔네

달리기도 넘어지기도 눕기도

잔디밭 맵시 안고 하늘을 봐

자연스럽지 않은 몸짓의 결

심장의 두근거림이 붙어왔어

푸른 언어의 시간을 모두 외쳐봐

공기는 검은 바람을 데려와

사들사들한 방학 잡아먹었을 거고

가슴속 열정을 잘 뿌리라고

삼시세끼 걱정 날린 속삭임

동그마니 떨어져

그 속내의 그림 혼자 먹고 만다  


나미래


방학 동안은 이른 오후에 한국어 수업을 나가고 있는 아동센터, 1월 목표는 사전 찾기를 통해 어휘와 친숙해 보는 것이다. 어려워하는 모습도 왕왕 보이지만 샘의 뜻을 나중엔 알겠지.
아이들의 발랄하고 엉뚱한 언어를 접할 때마다 이들의 성장이 즐겁게 느껴진다. 한글의 쓰기 변화, 발표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언어가 가져올 즐거움을 미리 맛보아 갔으면 좋겠다.  


<아이들의 문법問法>


왜 말했어요?

왜요?

안 그랬어요!

제가요?

아니에요!

저요,

저요,


하늘이 아니라고 해요

바다래요

바다라고 읽고 쓰래요

미리 그려놓은 울타리

웅덩이에 문장이 빠져요

꽃들은 어휘를 좋아하죠

벌들이 듣는 답이 있죠

수학과 국어 사이 꿀물

문법問法의 합리적인 관계

둥지를 아끼는 어미새

그 화려한 모습이 보인다고요

꿀물 흐리는 가지가 자라요

둥치를 맴도는 꽃의 언어는

푸른 하늘 돌아 다행이에요

마음속 사전엔 오롯이

몇 백 개 벌의 꿀물이 흘러

꽃잎에 향기를 흐르도록

하늘색을 가슴팍에 그리고

문법問法의 관계를 열어줘요  

관계는 웃음이 엮어질까요

벌들과 꽃들이 잔치  

고개는 가볍게 올리고

비금비금하게 키를 올리고

뭉근한 불빛을 내래요

벽 뒤에 숨은 문자로

마음이 풀리는 꽃의 영혼들

옭아매는 글들의 문법法 속에도

울어야 하는 꽃대의 문법問法이 있어

웃어야 하는 꽃잎의 문법問法도 있지

과정을 엮어 놓아 줄다리기  

불편한 마음의 결은

곧은 열매로 보답하리

달라지도록 달려볼까

아이들의 문법問法을 찾아


나미래



아들도 영어캠프가 조금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처음 겪는 엄격한 규율과의 싸움, '왜'가 잘 통하지 않는 단체의 언어가 가져올 반향을 이겨내길 바라며! 집이 곧 행복이라는 진리도.


시인과 정원

https://brunch.co.kr/@mire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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