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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Nov 17. 2016

詩받아쓰기 연습_나미래

나미래의 詩와 人이야기_ 육아 속에서의 시 여행 

     

초등 2학년 아들, 수요일이 바빠진다

한가한 엄마 시간도 바스러트린

아이에게 받아쓰기 문장을 읊어낸

연습으로 간단하게 몇 번 하달한다

받아쓰기 급수 표 전체를 읽고 스스로 한 번 써내게 한

엄마가 부르면 두 번째 받아쓰는 순서다

틀린 게 보이면 한 번 더 받아쓰고,

틀리지 않아도 한 번 더 연필이 종이를 넘어가게 한

우리 아이에겐 두세 번이 최고의 집중이라 걸 알아버렸

받아쓰기 시험 시작 전은 가슴이 두근거린단다

붙여 쓰는 동사를 틀려왔다

다른 친구들도 더 많이 틀렸다고 스스로 변호한다

나는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김 선생님!

외국인이나 우리 아이나 다를 바가 없음을 놓아본다

어떻게 하면 쉬울까 고민 줄을 머릿속에 친다

     

튀어나와서도, 통통 튀다 보니 나오게 되었

내려왔습니다, 발을 내리면서 오는 것이니까 가까이 붙어 있

쫓아다니다가, 쫓으려면 힘껏 다녀야 해! 

올라간단다, 오르기 위해서는 걸어서 가야 하는 거

주저앉았습니다, 낮은 곳으로 앉아버렸어. 몸 하나가 그대로 말이

쓰러졌습니다, 쓰러지면 지는 것으로 생각하면 쉽지 않을까?

들어와서, 들어가려면 가야 하고, 들어오려면 와야 해

뒤집어썼어, 뒤집었으니 써지는 거야

잡아먹는다니, 잡았으니 먹으면 맛있겠다

     

우아! 그래요. 맞아요. 아이는 반응한다.

우아! 맞네. 하얀 이 드러낸 아이의 만면에 미소 가득 넘나 든다

나도 신명 난다

비슷하게 붙어 있는 움직이는 '다' 동사를 찾으면 되는 것을 알려야 할지도

“붙여 쓰는 것은 외우면 괜찮은데 뜻을 잘 몰라

아들 친구가 붙여 쓰는 동사 이야기를 뱉어놓는

아이들이 원어민이라 당연히 알 것이라는 생각이 조금 틀려먹었다

지금까지 내가 그랬다.


<받아쓰기 연습, 나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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