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래의 詩와 人이야기_두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소리
두 아이는
글을 수놓은 책 장을 뚫고
또박또박 소리를 그린다
봄바람이 꽃향기를 옮길 때,
아이들은 이웃한 집에서
같은 반, 또래 친구가 되었다
눈으로 읽어내던 너울거리던 글의 꼬리는
소리가 숨죽인
문장 웅덩이 속에서 깨어났다
책 소리 음을 타는
아이들의 몸짓은
책의 언어들과 놀기를 시작했다
사내 녀석들이 읊어내는 한글 소리
글자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아직은 청명한 음률의 진동이다
단어를 끊으며, 문장 맛을 즐기고
문장을 연결하며, 쉬는 법을 배운다
그렇게 아이들의 소리는 켜켜이 책 위에 쌓인다.
<책 읽는 소리, 나미래>
아이들이 책을 읽는 일주일의 두 시간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집으로 찾아오는
친구를 기다리는 시간.
그 시간이 있었음은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