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샘달에 펼쳐진 하늘의 수묵화
새로 열린 밤하늘은
달빛 샤워 펼쳐놓고
찬바람 이불 삼아
주름을 펴고
함박 웃고 있구나
시샘달을 감싸 안은
하늘 수묵화 도화지
소슬바람은 종종걸음 멈추고
눈이 부신 추위에
명암의 그림이 되어
잎샘의 뜰 안에서
몸을 녹인다
봄으로 가는 길목
철 지난 마른 나물들
밥상 위에 수를 놓아
맛있는 겨울을 이야기하고,
즐거운 이야기를 들으라,
오복을 챙기라 하며,
농사를 준비하라 하니,
움틀 대는 땅속의 생물들은
서로서로
고개를 내밀라 전한다
새봄이 오기 전에
<정월대보름, 나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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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이 된,
새로 된 날이 밝더군요.
3시가 되어가는 시간까지 꿈틀거리고 있었던 저도
밝은 달을 미리 맞았습니다.
달빛에 새어 나는 불빛이
잠자리를 방해했을까요?
잠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을 맞았습니다.
넓게 자리 잡은 창문 안에서
멍하니 하늘만 잠깐 바라보았죠.
침묵이 흐르는 암흑 달빛 속에
게슴츠레한 눈으로 떠져버린 그때
노트를 잠깐 잡았습니다.
자리를 까니 시어가
자연스레 춤을 추지는 않았지만
새벽 시간
명상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습니다.
절기상으로 시샘달(2월)무렵에 들어
몸을 키워가는 음력 1월 보름을 정월대보름이라고 하지요.
음력 정월은 한 해를 시작하는 달입니다.
일 년의 시작인 농사의 준비를 하고,
일 년의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 건강과 안녕을 비는 기원하는 날이지요.
그래서, 불을 띄어 악귀를 없애기도 하며 희망을 노래하는 쥐불놀이,
좋은 말을 듣고 살라는 귀밝이술 먹기, 부럼깨기 등 여러 세시풍속이 있죠.
겨울 비타민을 제공했던 여러 나물들과 오곡밥을 먹으며,
한해의 농사의 풍년을 빌기며, 건강을 빈다고 하네요.
그래서 더욱 정월대보름을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