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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지기 May 17. 2016

물질보다 원리를

철학의 다른 말은 "생각"이다.

목표는 "원리 principle"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타케다 세이지와 니시 켄이 엮은 <태초에 철학이 있었다>에서는 원리를 이렇게 설명한다.

어떤 원리를 깊이 이해하면, 관념의 구조가 변해서 틀리게 생각할 수 없게 된다. 이것이 원리에 관한 첫 번째 명제다.... 어떤 원리를 이해하고 다른 원리를 익힐 때, 뒤에 익힌 원리가 첫 원리를 부정한다면 처음의 것은 원리가 아니었다. 이것이 원리에 관한 두 번째 명제다. p32


마치 과학 서적에서나 나옴직한 논리가 아닌가?

과학이라고 해도 좋다. 철학도 과학도 원리를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같은 배를 탄 동지일 테니.


온갖 강의쇼가 넘쳐나고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유행처럼 번지는 이유를 묻자. 멘토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수많은 인문학 동영상과 관련 서적을 탐독하는 이유는 물질의 풍요로움을 보다 더 만끽하겠다는 의지가 아니다. 물질로 둘러싸인 하드웨어에서 정신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찾을 수 없었기에 느끼는 허탈감이자 반작용이 아닐까?


성과중심의 경쟁사회, 모든 가치를 돈으로 환원시키는 물질만능주의, 관용과 기다림을 모르는 조급증. 일등이 아니면 관심을 갖지 않는 승자독식주의... 먼저 생각하고 행동한 것이 아니라, 생각이 행동을 따라와 주었으면 하고 바던 것일까? 하드웨어를 구매하면 소프트웨어는 당연히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인문학은 생각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소프트웨어"를 추구한다. 그래서 인문학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곧 "원리를 찾으려는 노력"인 것이다. 왜 원리를 찾으려고 하는가? 그것을 지키고 따르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다른 이유는 필요 없다.


원리가 없는 하드웨어는 쓸모없는 물질 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도 마찬가지고 사회도 다를 바 없으며 국가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원리가 없는 시스템은 진정한 원리 앞에 부딪치게 되면 결국 좌초하고 만다. 그릇된 원리를 옳은 원리라고 알고 있었다 해도 참 원리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닥치는 파국을 피할 길이 없다. 세상은 원리대로 살게 되어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개인이나 단체, 국가를 가리지 않고 원리를 찾으려고 힘쓰되 올바른 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깊이 생각해야 할 때다. 그리고 힘들게 찾은 원리를 소중하게 지켜야 한다. 힘들다고 포기하고 당장 눈 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버린다면 우리는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 이유마저 알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개인이라면 한 평생 또 국가라면 수백 년을 지키며 살 만한 올바른 원리를 찾고, 누구나 그 원리를 바른 방향으로 실천하며 살 수 있도록 사회구조를 개혁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인문학이며 철학이다.


철학이란 삶의 원리를 생각하는 노력이다.

거창한 구호나 화려한 문장도 아니며, 눈에 보이는 물질도 아니고 계산할 수 있는 화폐도 아니다. 하지만 원리대로 살지 않을 때 그 대가는 크다.  삶은 힘들어지고 사회는 병들며 나중에는 국가마저 미래를 잃고 휘청거리게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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