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미사 -aria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브라질 국민의 연평균 독서량은 적게는 2권에서 많게는 5권이라고 집계되었습니다. 2014년 통계에서는 국민의 70%가 일 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도 연평균 독서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데, 오히려 읽는 사람은 더 많이 읽는 양극화 현상마저 일어납니다. 이 얄궂은 현상의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들의 수가 증가하는 원인을 이야기 할 때는 항상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같은 미디어가 책이 가진 '정보 전달성'을 대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노년층이 늘어가는 최근 추세도 이런 현상에 일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구의 고령화가 연평균 독서량을 낮추는 셈이지요.
책 : livro
읽다 : ler
양극화 : polarização
아래 그림(Readers round the world)에는 브라질과 더불어 우리나라와 일본이, 책을 읽는 시간이 가장 적은 나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통계 : estatística
비싼 : caro
싼, 저렴한 : barato
"브라질에서는 책 값이 비싸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같은 책이라도 브라질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까지 하니까요. 정말 그럴까요? 몇 권의 책 가격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2016년 6월 18일 환율>
1170원 / 1달러 | 3.50 헤알 / 1달러 ( 약 334원 / 1 헤알 약 3 헤알 / 1000원 )
책의 가격은 절대적인 기준으로 매길 수 없습니다. 각 나라의 경제 사정과 환율, 인쇄 부수, 독자의 수, 희소가치, 유행 등 여러 가지 변수에 따라 결정됩니다. 책 값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진정한 이유는 다른 매체에 비해 책의 가치를 많이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3달러로 한 끼를 해결하는 사람에게는 환율이 낮아지더라도 10달러 책 한 권은 비싼 상품이 됩니다. 브라질에서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아닌 이상 1만 권 이상 출판하는 사례는 찾기 어렵다고 합니다. 2천 권 안팎이 평균인 초판 인쇄 부수는 브라질 출판 시장이 인구에 비해 얼마나 작은 지를 보여줍니다. 책의 체감 가격도 규모의 경제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죠.
가치 : valor
가격 : preço
환율 : cotação
독자의 수가 늘어나면 더 많이 인쇄하게 되므로 책의 가격은 보다 저렴해지겠지요. 그런데 책의 가격이 내려가면 지금보다 더 많은 독자층이 형성될까요? 어렸을 때부터 독서습관을 기르지 않았다면 성인이 되어서도 책을 쉽게 좋아할 리 없을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 브라질 사회의 고민이 있습니다. 잠재적인 독서 인구를 다른 매체에 빼앗긴 상태에서 수십 년을 보냈는데, 그동안에 양질의 독자를 길러내지 못한 교육정책과 환경이 일차적인 원인이라는 것입니다. 독자의 수는 책의 가격에 영향을 미칠지 모르지만, 책의 가격을 낮추는 방법으로 없던 독자층을 만들어내기는 어렵습니다.
포르투갈어에서는 "-aria" 어미가 붙으면 장소를 뜻하는 낱말이 됩니다.
papel (종이) - papelaria (문방구)
pizza (피자) - pizzaria (피자집)
droga (약, 마약) - drogaria (약국)
livro (책) - livraria (서점)
churrasco (숯불구이) - churrascaria (고기 뷔페식당)
이 글을 쓰면서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책이란 "인류의 유산"이니, "삶의 의미와 길을 알려주는 등불" 같은 거창한 말을 하기에 앞서, 돈을 지불해야만 구할 수 있는 '상품'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리고 무료든 유료든 쉽게 구할 수 없다면, 그 어떤 좋은 콘텐츠를 출판한다고 한들 아무리 배고파도 먹을 수 없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더불어 깨닫습니다. 독자 없는 책이란 가공한 펄프 덩어리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사실 : fato
상품 : produto, mercadoria
출판 : publicação
그래서, 자신의 집 근처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도서관이 하나쯤 있는 사람이야 말로 그 누구보다 행복하고 부유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집 : casa
도서관 : biblioteca
행복한 : fel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