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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지기 May 27. 2021

사진이란 무엇인가/최민식

사진에 있어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

“카메라계의 렘브란트”

“가장 한국적인 사진작가”


1세대 사진작가 최민식(1928 ~ 2013)의 사진론이다.               



  2021년 현재, 지구에는 38억 명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있다. 1826년에 인류 최초의 사진이 탄생한 후 195년이 흐른 지금, 38억 명의 손에 하나 이상의 카메라가 쥐어진 셈이다. 이 사람들이 어떤 목적으로 사진을 찍든 간에 사진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지은이가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사진은 본질적으로 ‘예술’이다. 사진을 찍는다면 누구든지 싫으나 좋으나 예술 활동을 하는 것이다.     


바쟁Andre Bagin은
"모든 예술은 인간의 존재를 기초로 한다.
유독 사진만이
인간의 부재로부터 이익을 얻어낸다"
고 말했다.


모든 예술에는 기술적인 면과 정신적인 면이 있다. 사진이라는 분야도 그렇다. 이 책은 사진의 정신적인 면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가장 한국적인 사진작가라는 평을 받고 있는 1세대 사진작가 최민식의 주제는 ‘사람’이었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사진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평생 사진이라는 외길을 걸어온 작가가 생각하는 사진이란 무엇인가’이다. 그의 사진 사상을 이해하기 위한 열쇳말은 리얼리즘, 다큐멘터리 그리고 저널리즘이다. 이 말속에 작가의 철학, 인생, 사회, 시대, 역사, 예술 그리고 사진이 모두 담겨 있다. 기교가 아닌 정신적인 가치, 그것이 사진의 본질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1965년 부산, 최민식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을까?

작가는 말한다. “좋은 사진을 찍고 싶다면 깊이 있는 내용과 감동이 느껴지는 사진들을 충분히 감상한 후에 실제 촬영에 임해야 한다.” 이 책에는 영감 어린 사진들이 담겨 있다. 작가가 찍은 사진만이 아니라 해외의 걸작들도 소개한다. ‘결정적 순간’의 카르티에 브레송, 미국 근대 사진의 아버지로 불리는 스티글리츠, 초상사진의 대가 카르시, 노동자의 삶을 촬영한 브라질 출신의 작가 살가도, 전쟁고아들을 주로 찍은 세이무어, 인간의 거짓 없는 모습을 찾아 나선 비쇼프 등 25명의 시선을 감상할 수 있다. 우리가 대가들의 걸작을 봐야 하는 이유는 고전을 읽는 이유와 같다. 사진은 ‘안목과 발견의 예술’이기 때문이다.

1965년 경남 언양장터, 최민식


이 책을 통해 “나는 왜 사진을 찍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되고, 더 나아가 “어떻게 찍어야 할까”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면, 당신의 사진은 지은이가 말하는 ‘생명성’을 지니게 되어 사진을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게 될 것이다. 사진의 본질과 목적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이 얼마나 훌륭한지를 따지는 기준은 형식이 아니라 주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좋은 사진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작가는 책의 끝에서 말한다. “좋은 사진작품은 작가 스스로가 삶을 충실히 살고, 자신의 작품에 일관된 철학을 반영할 때 나온다.”

1985년 부산, 최민식


그렇다. 고민 끝에 돌아오게 되는 곳은 결국 ‘나’이다.      


강원국 작가가 <사람을 움직이는 글을 쓰는 법>이라는 강연에서 한 말도 이와 같다. “잘 쓰려면 잘 살아야 한다. 누가 썼느냐를 보고 글에 설득당하고 감동받는다. 사람을 보고 글을 판단한다. 그래서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기가 어려운 것이다.”     


사진작가는 렌즈를 통해 삶의 진실, 세계의 진실을 구하려는 사람이다.


의문을 품고 떠난 여정에서 발견하게 되는 고통스러운 문제는 바로 진실성이다. 작가는 책에서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것은 오직 진실된 작품뿐이다”라고 말한다. 작품을 만들어내는 건 바로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진이든, 그림이든 아니면 음악이든, 글이든 상관없다. 의미 있는 내가 되어야 의미 있는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깨닫는다. '안목과 발견'이다.


"진정한 사진은 의미를 담고 있어야 한다."

    

작가가 남긴 말이 가슴을 조인다.


▨ 미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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