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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지기 May 31. 2021

포노 사피엔스/최재붕

변화는 모두를 안고 가지 않는다.


포노 사피엔스 시대,
당신은 준비됐나요?

  2005년 게이츠가 말한 'Information At Your Fingertips' 세상은 얄궂게도 잡스에 의해 실현되었다. 스마트폰이라는 기계를 판매하면서부터.


스마트폰은 전화기가 아니다.

이름만 '폰'이지 사실은 전화 기능이 있는 모바일 컴퓨터다.

그러니까, 2021년 현재 전 세계 38억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PC(Personal Computer)를 손에 들고 다니고 있는 것이다. 전화기가 아니라.


만약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컴퓨터를 들고 다니게 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이 의문에 대한 답은 우리가 살아가는 매일매일의 일상에 있다. 사회와 문화, 개인과 국가, 정치와 경제가 스마트폰이라는 테크놀로지로 인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변화를 겪고 있는 일상이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오늘도 수많은 기존의 가치가 도전을 받고 있다. 그 충격이 너무 커서 '혁명'이나 '진화'라고까지 불러야 할 지경이다.


최재붕 교수의 <포노 사피엔스>는 이런 변화의 정체와 의미는 무엇이며,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과 그 방향에 대하여 알기 쉽게 설명하는 책이다.


스마트폰이라는 기계 덕택에 수많은 일을 쉽고 편리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왜 내가 난데없이 혁신의 대상이 되어 선택의 갈림길에 놓여 있는지 궁금해하는 분이라면 지금 당장 스마트폰을 옆에 내려놓고 이 책을 읽기 바란다. 몇 시간 뒤에 다시 스마트폰을 손에 쥘 때는 이전과는 사뭇 다른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흐릿하게 알던 것이 분명하게 보이고, IT 기업의 리더들이 왜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선택을 하는지, 왜 너도 나도 유튜버가 되는지, 카피만 하는 중국이 왜 우리보다 앞서 나갈 수 있는지 그 이유가 보일 것이다.


세계 문명의 전환기를
우리가 싫다고
막아낼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그들의 새로운 문명에 맞춰
변해야 합니다.
이것이
혁명이 전하는 메시지입니다.


새로운 문명에 맞춰 변하기 위해 무엇보다 상식에 도전하라고 지은이는 말한다. 상식이란 일종의 사회적 약속이다. 그래서 사회가 변하면 상식도 변하는 것이다. 누구나 이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 구성원 그 누구도 지금의 상식이 내 뜻과 상관없이 마음대로 변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불편하기 때문이다. 비경제적이기 때문이다. 나를 부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변화는 제발 다음 세대에나 일어나는 일이면 좋겠다. 죽을 때까지 큰 변화 없이 삶을 누리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도처에서 보게 되는 수많은 변화와 불편함들은 이 사회가 지금 큰 혁명의 한가운데 있다는 증거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변화하지 않아서 지금보다 더 불편하게 살 것인가 아니면 적응하고 변화해서 거듭날 것인가를 당장 선택해야 한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의심하지 않았던 개념을 떠밀려서라도 바꿔야 할 때는 언제인가? 철석같이 믿고 있던 것이 갑자기 생존의 선택지로 돌변했을 때다. 지금 당장 버려야 할 상식은 무엇인가? '스마트폰은 카톡이 되는 일종의 전화기'라는 생각부터가 아닐까?


우선 마음속 깊이
내려놓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가 갖고 있는
'상식'입니다.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상식'이라면, 지은이가 말하는 새로운 문명에서 만들어 내야 할 상품은 '킬러콘텐츠'다. 팬덤을 만들어 낼 수 없는 콘텐츠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어서 몰락하고 만다는 게 새로운 게임의 법칙이다. 한 번 만들기만 하면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콘텐츠가 킬러콘텐츠라고는 하지만, 이와 같은 콘텐츠를 만들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며 또 아무나 킬러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도 없다고 지적한다. 더우기 팬덤을 확장하며 유지해 나가는 일은 콘텐츠를 만드는 일보다 더 어렵다.

우리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추어 상식을 바꿔야 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하는 생존의 문제 앞에 서 있다. IT 분야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의류업에서부터 자동차 생산에 이르기까지, 또 교육시장에서부터 언론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예외가 없다.


온라인 판매전략은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지만
팬덤을 일으키는 스타일,
즉 킬러콘텐츠는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손자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라고 했다. 2400년이나 된 화석 같은 말이라 믿을 수 없다면 좀 더 현대적인 충고도 있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 예고 없이 닥치는 변화는 돌이킬 수 없지만, 그것을 기회로 만드는 일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준비를 하기 위해서는 변화의 흐름을 읽는 세심한 관찰력이 필요하다. 지은이는 변화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기에, 공감할 줄 알고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이라고 말한다. "데이터는 고객의 마음이다"라는 제프 베조스의 말처럼,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알고 또 고객에 대해서도 아는 것, 이것이 포노 사피엔스에게 필요한 능력이라고 지은이는 말한다.


사람에 대한
세심한 배려심을 키우는 것은
사실 다음 단계로의 성장에
매우 중요한 발판이 됩니다.
바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는
공감할 능력을 키우는 일입니다.


얼마 전 아이패드의 OS가 9.3.5에서 버전업을 멈췄다. 더 이상 새 버전을 설치할 수 없어 못 쓰는 앱이 늘어간다. The New iPad라고 해서 샀는데, 이젠 '뉴'하고 싶어도 '더' 이상 그럴 수 없다. 하드웨어는 아직도 멀쩡한데 소프트웨어가 멈췄으니, 사람으로 치면 한창 나이에 정신적 질병에 걸려버린 것과 같다. 애플은 아이패드 고객만 버리지 않았다. 잘 쓰고 있던 3세대 애플 TV도 유뷰브 앱의 서비스 중단으로 인해 졸지에 넷플릭스 전용 머신이 됐다. 눈물을 머금고 다른 곳으로 입양 보냈다. 이 책에서 "포노 사피엔스 시장은 팬덤으로 만드는 것이고 그래서 오직 고객이 왕입니다"라고 했지만, 사실은 기업이 정해 놓은 '유통기한' 안에서만 고객이었던 것이다.


그렇다.

변화는 모두를 안고 가지 않는다. 반드시 낙오자를 양산한다. 안타깝지만 냉정한 사실이다.


혁명에는 두 얼굴이 있다고 한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은 부정적인 면과 부작용이 많은 기계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 부작용의 뒷면에 있는 혁신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혁신의 뒷면에 있는 낙오자를 위해서는 자세한 처방전을 내려 주지 않는다. 혁신을 못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혁신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환경에 처해 있고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뀌지 않는 개인, 기업, 사회, 국가를 위한 텍스트라서 그런 것일까?


멍하니 계속
정보만 바라보고 있으면
부작용이 될 수 있지만,
그걸 보면서
새로운 생각을 만들기 위해
욕심을 내기 시작하면
혁신의 단초가 됩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고 했다.

나를 바꾸는 것은 못하겠다며 주저앉는 대신, 멈추어 서서 과거를 돌아보고 새로운 시선으로 한 발을 내딛는다면 당신은 이미 포노 사피엔스다.


다른 사람들은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우리 기업은 변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미래를 위해 나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이 책에 그 답이 나와있다. 부정적인 면을 버리지 말고 함께 끌고 가 보면 어떨까? 그런 노력 속에 새로운 데이터가 보일지도 모른다.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올지도 모른다. 실행해 옮기는 게 힘들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외로운 도전은 아닐 것이다.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이 당신과 함께 할 테니 말이다. 유통기한이 오기 전까지는.


포노 사피엔스 시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적응할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당신은 준비됐나요?




목차


1장 포노 사피엔스, 신인류의 탄생

혁명 전야 | 포노 사피엔스가 몰려온다

신권력 | 정보 선택권을 쥔 인류의 등장

X세대의 착각 | ‘신세대’는 이미 ‘구세대’다

소비 세력 교체 | 요즘 애들이 세상을 이끈다

재미의 반격 | 게임판 위로 올라간 택시

유희 본능 | ‘낭비’ 자체가 ‘부’가 되다

혁명의 두 얼굴 | 진화는 숙명이다

신인류의 여행법 | ‘가상 세계’가 비즈니스가 되는 법

대륙의 메시지 | 소비의 표준이 바뀐다


2장 새로운 문명, ‘열광’으로 향한다

문명의 교체 | 소니는 사라지고 애플, 그리고…

호모에서 포노로 | “CD가 필요한 소비자는 떠나주십시오”

숨겨진 욕망 | “우리는 움직이며 소비합니다”

5조 달러의 선택 | 트럼프가 아마존을 공격하는 이유

GM의 배신 | 공장을 부수고 무인택시에 투자하다

디지털 플랫폼 전쟁 | 문명의 전환은 모든 국가에게 절대적 기회다

BTS와 ARMY | 팬덤이 소비 혁명을 주도한다

8천만의 롤드컵 | 올림픽의 8배 시장효과로 증명한 것

게임 문명 | 위험하지만 배워야 할 숙명

경험의 백지화 | 고객의 표준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앱의 주인 | 모든 것은 ‘포노’들이 결정한다


3장 온디맨드, 비즈니스를 갈아엎다

패턴의 변화 | 포노 사피엔스는 ‘흔적’을 남긴다

제품 디테일 | 미세한 차이, 그러나 결정적 차이

캐리TV의 성공 | ‘유튜브’라는 생태계의 법칙

1인 크리에이터 | ‘디지털 루저’에서 아이들의 ‘아이돌’로

왕홍과 광군제 | 중국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

팬덤 소비 | 로레알, 포노 사피엔스의 ‘열광’을 구매하다

충성 고객 | 1억 천만 명의 프라임 회원들

DNA 교체 | 부작용의 뒷면을 읽다

킬러콘텐츠 | 데이터, 신이 되다

중국의 추진력 | 지령으로 움직이는 15억

샤오미의 의도 | 우리가 원하는 건 ‘그게’ 아니다

알리바바의 신소매 | 온?오프라인이 결합한다


4장 지금까지 없던 인류가 온다

신 인재상 | 디지털 문명의 인의예지

혁신의 단초 | ‘부작용’에 열광하는 사람들

검색왕들의 성공 |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계신다

디지털 사회성 | ‘좋아요’와 ‘댓글’에도 질서가 있다

스토리텔링 | “어머, 이건 꼭 사야 해”

옴니 채널 | 실시간 가격이 바뀌는 세상

노 서비스 | 불편해도 재밌으면 산다

스토리의 함정 | 문제는 기술이 향하는 방향이다

DNA 교체 | 지금은 ‘부작용의 뒷면’을 읽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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