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 클라리시 문법 검사기

천 개의 문장 속으로

by 미래지기


“Escrevo como se fosse
para salvar a vida de alguém.
Provavelmente a minha própria vida.
나는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는 것처럼 쓴다.
아마도
나 자신의 생명이겠지만.”

클라리시 리스펙토르Clarice Lispector의 단편집 <달걀과 닭>을 구입했다. 여느 때와 같이 전자책으로. 괜찮을까. 전자책이 점점 더 편해져 간다.


이 단편 소설집은 배수아 작가가 번역했다. 페르난두 페소아Fernando Pessoa의 <불안의 서>를 번역(중역)한 소설가다. 클라리시 리스펙토르(1920~1977)는 우크라이나 태생으로, 20세기 브라질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여러 언어에 능통하여 번역가로도 활동했다. 수많은 소설과 번역작, 편지를 남겼다. 어떤 이는 ‘내장으로 글을 쓰는 작가’라고 부르기도 하고, 어떤 이는 ‘남미의 버지니아 울프’라고 칭송하기도 한다.

브라질 문학의 상징인 ‘클라리시’가 21세기에 인공지능 서비스가 되어 나타났다.

https://clarice.ai


작가의 이름을 가진 이 웹서비스는 2020년 말 알에서 부화해 세상 밖으로 갓 나온, 아직 따끈따끈한 온라인 문법 검사기다. 워드 프로세서에 내장된 맞춤법 검사기는 철자와 띄어쓰기 정도가 고작이지만, 이 문법 검사기는 철자 수정은 물론 중복된 단어를 표시해 주고 올바른 문장 표현까지 제시해 준다. 포르투갈어로 글을 써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환영할만한 반가운 서비스가 아닌가! 영어권에서 유명한 Grammarly의 포르투갈어 버전인 셈이다.


글을 쓰는 사람이 갈수록 늘어난다. 알고리즘도 글을 쓰기 시작했다. 딥러닝 네트워크는 필요하다면 클라리시의 문체를 하루도 걸리지 않는 시간 안에 모방해 낼 것이 분명하다. 글쓰기 도구들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도 마음만 먹으면 클라리시처럼 글을 쓸 수 있게 될까?


아인슈타인이 말했다고 한다. “창의성의 비밀은 그 원천을 숨길 줄 아는 것이다”라고.


“O segredo da criatividade
é saber
como esconder as fontes.”


클라리시의 문학적 원천은 어디에 있을까? 닭이 되기 전의 달걀, 그 속에 있을까? 온갖 경험이 축적된 그녀만의 빅데이터가 아니었을까? 모방으로 완성된 클라리시 에이아이에게는 없는.



포르투갈어 명언집
<천 개의 문장들> 구입 하기

https://payhip.com/b/RquC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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