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는 늘 어렵다. 외국어 자체만 해도 생소해서 어려운데, 문법 용어는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특히 한국어로 쓴 외국어 문법 용어는 절대로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외국어의 배경이 되는 역사와 문화, 사람들의 사고방식 등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문법을 이해하려니, 그 복잡한 미로에 갇히지 않는 게 오히려 비정상적이다. 우리나라의 제1외국어는 영어다. 국민 외국어인 그 영어의 알쏭달쏭한 문법마저도 마치 남의 팔다리를 만지는 것 같은 이질감이 드는데,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정말 각오를 단단히 하지 않으면 성취하기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한국어, 영어, 그리고 두 번째 외국어의 문법 용어가 섞이기 시작하면, 문법을 공부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비교언어학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문법 용어는 통일되지 않았다. 인터넷 프로토콜은 한 가지로 통일될지언정, 나라마다 다른 문법 용어는 앞으로도 통일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오늘은 한국어, 영어, 포르투갈어의 문법 용어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어와 영어의 문법 용어 중에 서로 일치하지 않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형용사’다. 한국어의 형용사는 서술어지만, 영어에서는 명사를 꾸며주는 품사다. 포르투갈어 형용사도 영어와 같다. 명사를 설명하는 품사를 한국어에서는 ‘관형사’라고 한다. 한국어에는 영어의 관사에 해당하는 품사가 따로 없다. 하지만, 관사에 해당하는 단어들은 ‘관형사’ 목록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영어의 문법 용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포르투갈어의 문법 용어도 영어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어와 포르투갈어 문법 용어는 서로 다른 것이 많다. 영어의 ‘현재 완료’에 해당하는 용어는 포르투갈어 문법에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영어의 ‘현재 완료’ 문장이 포르투갈어로 번역되면 ‘현재시제’나 ‘과거 시제‘가 된다.
포르투갈어 문장에서 주어는 자주 생략된다. 인칭별로 동사 변화의 형태가 결정되어 있어서 주어를 생략해도 동사만으로 주어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어에서 주어가 생략되는 이유와는 다르다. 영어에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주어가 생략되지 않는다. ‘문장’이라는 용어는 영어로 sentence라고 한다. 포르투갈어로 비슷한 말인 sentença는 ‘판결’을 의미하는 법률 용어다. 포르투갈어로 ‘문장’은 frase이다. 영어에서 phrase는 ‘구(句)’다. 이렇게 서로 닮았지만 뜻이 전혀 다른 단어의 쌍을 ‘가짜 동족어’라고 한다. 영어로는 ‘false friends’다. 영어와 한국어가 ‘사맛디 아니하여’ 어렵다면, 포르투갈어와 영어는 서로 닮아서 어려움을 느끼는 셈이다.
사람 사이의 관계도 외국어를 배우는 과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살아온 배경이 달라서 소통의 어려움을 느끼는가 하면, 서로 비슷해 보여도 생각이 달라서 갈등을 겪는 일도 많으니까. 데카르트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쉬운 방법은 없다”라고 했다. 외국어가 살아온 배경, 상대방이 지나 온 역사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면서 한 걸음씩 걸을 수밖에 없다. 사실은 이것이 가장 어려운 문제이며, 많은 노력이 필요한 방법이다.
Não existem métodos fáceis para resolver problemas difíceis. <천 개의 문장들, p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