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0. 사람은 말을 남긴다.

천 개의 문장 속으로

by 미래지기

중국 속담 중에 이런 말이 있다.


虎死留皮 人死留名


‘호사유피 인사유명’. 어려운 말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 봤을 유명한 말이다.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는 말, 즉 속담이다. 포르투갈어로 쓰면 이렇다.

“Os tigres deixam suas peles após a morte; os homens, seus nomes.”


호랑이가 남기는 최상의 것이 호피라면, 사람이 남기는 최상의 것은 이름이라는 것이다. 이름이란 곧 명예다. 명예(名譽)는 ‘이름을 기린다’라는 뜻이다. 이름을 남긴다는 것은 말과 행동을 남긴다는 뜻이다. 사람이 남긴 말과 행동은 기억 속에 남는다. 기억 속으로 들어가서 이야기로 형상화되고 때로는 명언으로 전해지기도 한다.


기억은 말의 저장 창고다. 명예롭게 회자되는 말 만이 기억되는 것은 아니다. 부정적 말도 기억 깊숙한 곳에 침전된다. 상처를 주는 말은 또 얼마나 오래 남는가.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는 속담이 있듯이, 말이란 한 번 쏘면 되돌릴 수 없는 화살과도 같다. 말은 멀리 가며 생명 또한 길 뿐 아니라 힘이 있다. 천냥 빚을 갚는 것도 말이며, 전쟁과 파국을 일으키는 것도 말이다. 말은 창조의 수단이다. 성경에는 하나님께서 세상을 말로 창조하셨다고 쓰여있다. 말은 생각을 실어 나르는 가장 강력한 매체다. 참인가 거짓인가를 판단할 수 있으려면 그 대상을 먼저 말을 통해 전달해야 한다.


“세상에는 거짓말이 수없이 나돌고 있지만, 가장 곤란한 것은 그중의 절반은 진실이라는 것이다.”

윈스턴 처칠의 말이다.


Há uma grande quantidade
de mentiras circulando pelo mundo
e, o pior, é que a metade delas
é verdade.


수백 년 전에 살았던 과거의 사람들, 그리고 아무런 관계가 없는 현재의 사람들과 내가 연결되는 고리도 바로 말이다. 사람들은 내가 했던 말로써 나를 기억할 것이다. 이처럼, 사람은 말을 남기며 말에 의해 영향을 받는 존재다. 사람이 동물과 구분되는 이유는 말이라는 슈퍼 파워를 가졌기 때문이다.


사람은 말을 '글'로 전달한다. 글이란 말의 다른 이름이다. 기록이라는 수단을 장착한 ‘말’은, 마블 영화로 비유하자면 자가 치유라는 선천적인 능력에 아다만티움을 이식받은 울버린과 같다고 볼 수 있다. C.S. 루이스도 말하지 않았는가? “글쓰기를 통해 어떤 것이든 만들어낼 수 있다”라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인터넷은 지구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저장소다. 이곳에는 말과 글이 저장된다. 추상적인 생각이 구체화되는 지점이 바로 말이며, 말이 글이 되는 순간이 영향력을 만들어 내는 지점이다. 트위터에 글을 쓰든, 블로그에 포스트를 올리든 아니면 메타버스에서 강연을 하든, 내가 하는 말과 내가 쓰는 글은 내 모습을 드러내는 동시에 나를 만들어 간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말이 있다. 말을 남기는 존재로서 나는, 어떻게 말하고 무엇을 말해야 할까?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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