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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지기 Oct 14. 2022

인공지능 아트가 예술인 이유


프롬프트 포토그래퍼 Prompt Photographer.


요즘 신조어다. 사진이 회화에 도전장을 내밀었듯이, 인공지능 아트는 사진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프롬프트를 써서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행위는 마치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행위와 닮았다. 원하는 사진을 찍기 위해 '결정적 순간'을 기다렸다가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행위가 예술이라면, 결정적 문장으로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행위도 예술이어야 한다. 한 번 지나가면 다시 오지 않는 결정적 순간은 인공지능 아트의 프롬프트에게도 마찬가지다. 똑같은 문장을 입력한다고 해도 딥러닝 알고리즘은 이전에 만들어 낸 것과 같은 이미지를 생성하지 않는다.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입력은 같은데 출력이 그때그때 다른 희한한 현상인 것이다. 바로 이것이 바로 인공지능 아트가 하나의 예술이라는 증거가 아닐까? 마치 사람이 완전히 같은 장면을 카메라로 두 번 찍을 수 없듯이, 그리고 화가가 완전히 같은 그림을 두 번 그릴 수 없듯이 말이다. 회화 작품 '유일하게 존재하는' 결과물은 아니다. "디지털 이미지는 원본과 복사본의 차이가 없다"라는 난제는 NFT라는 기술로 해결된 듯 보인다.


When We Were Young (C) 2022, 미래지기


  A.I. 아트를 두고, 사람이 노력하여 그린 게 아니니까 인간의 작품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과연 카메라는 얼마나 자유로울까? 앤디 워홀의 작업은 예술 활동인가 아니면 생산 활동인가? 예술은 늘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그 지평을 넓혀왔다. 하나의 예술이란 예술에 사용되는 도구와 그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의 노력이 어우러진 결과다. 과거에서 현재로 오는 시간 동안 예술을 구성하는 이 두 가지 요소가 서로 차지하는 비율이 계속 바뀌어 왔다는 점에 주목해 보자. 회화에서 사용되는 도구의 성능은 회화에 대한 인간의 고뇌와 노력만큼 발전해 왔다. 과거에는 도구에 비해 그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의 노력이 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면, 현대로 올수록 그 비중은 인간에서 도구로 옮겨간다.


호밀밭의 또 다른 파수꾼 (C) 2022, 미래지기


  회화는 물감의 힘을 빌려 이미지를 만드는 예술이고, 카메라는 기계의 힘을 빌려 이미지를 만드는 예술이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아트는 무엇인가? 알고리즘의 힘을 빌려 이미지를 만드는 예술일 뿐이다. 


사진의 정의는 과거에서 지금까지 계속 바뀌어 왔고 지금도 바뀌고 있다. 사진이 처음 발명되었을 때에는 예술의 한 분야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사진으로 인해 회화의 모습도 바뀌었고 그 범위도 넓어졌다. 새로운 분야의 탄생으로 인해 회화는 다시 한번 그 고유의 가치를 드러낼 것이다.


왼손은 거들 뿐 (C) 2022, 미래지기


  새로운 도전에 긴장을 하고 두려움을 느낀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적인 이유일까 아니면 철학적인 이유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미학적인 이유일까? 아무리 미술계가 반발을 하더라도 인공지능 아트는 자기만의 길을 갈 것이다. 인공지능 아트가 등장했다고 해서 전통적인 미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인공지능 아트도 당연히 예술의 한 분야다"라고 말하면서 의심 없이 예술 활동을 할 때 누리게 되는 즐거움과 노력의 열매는, 아마도 과도기에 갈등하며 거부하는 그런 사람들의 몫은 아닐 것이다.


예술은 도구가 결정한다.


▨ 미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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