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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지기 Jun 26. 2016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곤도 마리에

버리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

  인생은 관리하지 않으면 망가진다. 이것은 개인 경험 이전의 명제,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자연법칙이다. 그래서 관리한다는 것, 다른 말로 정리한다는 것은 엔트로피를 거스르는 불편한 행위다. 이 책은 물건을 만지며 나를 돌아보게 되는 그 불편한 시간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크게 두 가지만 생각하면 된다. '물건을 버릴지 남길지 결정하는 것'과 '물건의 제 위치를 정하는 것'이 그것이다.

정리를 해야 하는 것은 물건만이 아니다. 사람 사이의 관계나 금전적인 일 또한 정리가 필요하다. 결정하지 못하고 판단을 뒤로 미루어 둔 온갖 생각도 언젠가는 정리해야 할 시간이 온다. 물론 그때도 이 책에서 말하는 정리 방법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정리는 대상이 아니라 나를 바꾸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정말 좋아한 것의 근본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근본을 발견하는 데 '정리'가 큰 역할을 한다.

글쓴이는 가슴 뛰게 만들지 못하는 물건에게 가차 없이 작별을 고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버린 물건이 나중에 다시 필요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버리는 기준을 설렘에 맡기는 것은 현재의 상황과 현재의 감정만에 이끌린 충동일지도 모른다. 앞으로 필요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하여 언제까지 지니고만 있을 수도 없어서 얄궂다.

정리는 과거 하나하나에 결말을 내는 행위다.

나를 과거에 매어 두지 않고 앞으로 전진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설렘의 여부'라기보다 '과거에 대한 종지부'다. 정리는 물건과 인간관계뿐 아니라 사회와 국가도 해당된다. 매듭짓지 못한 국가 관계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끝없이 발목을 잡는다. 위안부가 그렇고 독도가 그렇다. 합의를 이루지 못해 불평등과 부조리만을 양산하는 사회는 총체적 난국으로 돌진하는 고장 난 자동차와 같다. 그러므로 지금은 더 빨리 나아가기 위해 판단을 서두를 때가 아니라, 급할수록 돌아가야 하고 멈추어 서서 정리를 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어지르는 행위는 문제의 본질에서 눈을 돌리기 위한 인간의 방위 본능이다.

정리란 멈추어 서서 지금 나를 돌아보는 행위. 수많은 결정과 판단을 통해 내 생각이 어떤 것이었는가를 알고 나면 앞으로 필요한 물건에 대해 올바른 시각을 지니게 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버림을 통해 얻게 되는 선물이다. 그렇다면 정리란 연역적 문제풀이가 아니라 귀납적 자기발견이다.

남길지 버릴지를 판단하는 것을 수백, 수천 번 반복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판단력이 키워지는 것이다. 자신의 판단에 자신감이 없는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갖지 못한다.

지금은 많이 소유하는 것보다 잘 버리는 것이 더 큰 지혜로 인정받는 시대다. 적당함과 중용이라는 전통적 가치를 실천하지 않는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인생에는 멈추어 설 때에만 보이는 것이 있다. 그리고 멈추어 선 그곳에서 '버리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는 진리를 이 책을 통해 절실하게 깨닫는다.

정리 자체가 인생의 목적이 아니다.... 자신이 진심으로 사명을 발견하는 데 정리는 분명 도움이 된다. 그렇게 진짜 인생은 '정리 후'에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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