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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지기 Sep 01. 2017

우리글 바로 쓰기/이오덕

글을 쓰기로 했다면 꼭 읽어야 하는 책

  2017. 올해 초에 우리나라는 민주주의를 다시 썼다. 가장 많은 사람이 시위에 나서고 높은 투표율로 대통령을 다시 뽑았다. 나라를 바로 세우자는 길에 함께 나선 것이다. 한마디로 집단지성이 작동했다. ‘뭉쳐야 산다’는 교훈을 말로만이 아니라 몸으로 보여준 것이다. 청와대 앞에 모였던 수많은 사람들은 이제 자기 자리로 돌아가 생업을 지킨다. 그렇다고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이 달라진 건 아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자격으로 돌아간 뒤에도 나라를 바로 세우는 일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려면 무슨 일을 해야 할까? 바로 우리가 날마다 쓰는 말과 글을 가꾸는 일이다. 서민경제도 아니고 사드Thaad문제도 아닌 왜 하필 말과 글인가? 나라 밖 온갖 물질과 정신을 받아들이기에 급한 나머지 돌아볼 틈도 없었던 우리말과 글이 그동안 한자말과 일본말, 서양말에 오염되었기 때문이다. ‘잘못된 역사를 배우면 혼이 비정상이 된다’는 지난 정권에 철퇴를 가한 것처럼 ‘부패한 말’에도 철퇴를 가해 깨끗하게 만들어야 할 지경이다. 우리는 그동안 ‘제대로 된 소통은 제대로 된 말과 글이 만든다’는 쉬운 사실을 실천하기는 커녕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그저 ‘소통의 부재’만 강조하며 온갖 인문학으로 ‘해법’을 찾느라 바쁘지 않았을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멈추어 서서 되돌아보는 일이다.     


나라를 바로 세우는 일은 우리말 글을 바로 쓰는 일이다.


  이오덕 선생만의 뜻이 아니다. 이 말은 반대파의 주장에도 의지를 굽히지 않고 훈민정음을 반포한 세종의 마음이기도 하다. 훈민정음을 만든 까닭 가운데 하나는 한자(중국글자)를 바르게 소리 내어 읽기 위함(정음)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때에는 우리말(소리)을 표현할 글자가 없었기 때문에 한자를 빌어 쓰거나 마땅한 게 없으면 아예 새로운 한자를 만들어 썼기 때문이다. 한글은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소리글자다. 그래서 한자처럼 뜻을 담지 못한다. 그 때문인가? 21세기에 한글은 영어 발음기호로 전락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중 펀치를 맞고 쓰러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려면 민주주의를 다시 쓴 그 집단지성을 또 한 차례 만나야 할지도 모른다.     


한번 잘못 병들어 굳어진 말은 정치로도 바로 잡지 못하고 혁명도 할 수 없다.


  말도 글도 결국 습관이다. 내 작은 습관 하나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가족과 친구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내가 속한 집단을 거쳐 사회에까지 전달된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 ‘우리말 지킴이’로 나선 최종규씨는 이렇게 말한다. “말이 넋이 되고, 넋이 삶이 되며 삶은 다시 말이 됩니다.” 내가 한 말이 사회로 가서 나라의 정책으로 되돌아오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어떤 글을 쓰느냐에 따라 집단지성이라는 물결의 방향이 결정되는데, 어떻게 되돌아보지 않고 습관에 의존한 채로만 말을 하겠는가?  


▨ 예측 불허 → 짐작 못한 ▨ 통풍구 → 바람구멍 ▨ 모발 → 머리털 ▨ 서클 → 동아리 ▨ 침엽수 → 바늘잎나무 ▨ 황도 (태양이 움직이는 길) → 해길 ▨ 음각 → 오목 새김 ▨ 예의주시 → 지켜본다 ▨ 캠핑 → 야영 ▨ 브레인스토밍 → 머리 굴리기 ▨ 뉘앙스 → 말 느낌 / 말 맛 ▨ 톨 게이트 → 요금소 / 나들목 ▨ 플래카드 → 알림 막 ▨ 보이스 피싱 → 사기 전화 / 전화 음성 사기 ▨ 싱어송라이터 → 가수 겸 작곡가 ▨ 테이크 아웃 → 포장 판매 / 가져가기 ▨ 카트 → 수레 ▨ 쇼핑 → 장 ▨ 앵커 → 진행자 ▨ 업그레이드 → 발전 ▨ 커버하다 → 아우르다 ▨ 디폴트 → 채무 불이행 ▨ 모라토리엄 → 지급 유예 ▨ 핫팬츠 → 한 뼘 바지 ▨ 퀵 서비스 → 빠른 배달 ▨ 하이터치 → 고감성 ▨ 스킨십 → 신체접촉 ▨ 타임라인 → 시간 구도 ▨ 코로나 → 달무리 / 해무리 ▨ 복기 → 되놓기 ▨ 조기 종결 → 일찍 끝내기 ▨ 엄수 → 지키다 ▨ 간주 → 보다 ▨ 선정 → 뽑다 ▨ 가옥주 → 집주인 ▨ 가사 → 집안일 ▨ 국가 → 나라 ▨ 기아 → 굶주림 ▨ 확산 → 퍼지다 ▨ 신상 → 새로운 상품 ▨ 안면 → 낯 / 얼굴 ▨ 연회 → 잔치 ▨ 휠체어 → 바퀴 의자 ▨ 의미 → 뜻 ▨ 모유 → 어머니젖 ▨ 지각 있는 → 생각 있는 ▨ 흔쾌히 → 기꺼이 ▨ 감사를 표하다 → 고맙다고 말하다 ▨ 국내 → 나라 안 ▨ 화분 → 꽃그릇 ▨ 제과, 베이커리 → 빵집 / 빵굼터 ▨ 각주, 주석 → 덧말 / 풀이말  ▨ 약어 → 줄임말 ▨ 유년기 → 어린날 ▨  선박 → 배  ▨ 안식 → 쉼 ▨ 소사 → 작은 일 ▨ 본인 → 나 / 저 ▨ 사업장 → 일터 ▨ 사색 → 깊은 생각 ▨ 청년기 → 젊은날 ▨ 정오 → 한낮 / 낮 열두 시 ▨ 작문 → 글쓰기  ▨ 외래어 → 들온말 ▨ 백반 → 흰밥  ▨ 캘리그래피 → 손글씨 ▨ 편집자 → 엮은이


<우리글 바로쓰기>

이오덕 / 1992년 / 한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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