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도 마찬가지인 경우가 많죠!
우리 교수님은 원래 대학시절 나의 연구지도교수님이었다. 그런데 내가 국가시험 준비하던 시절 이직을 하셨다. 졸업할 때 멘토교수님께도 연락드리고, 친했던 분들께는 다 인사드렸었는데 이직했다는 이유만으로 인사를 못 드린 것이 미안해서 스승의 날에 연락을 드리려고 이메일을 딱 켰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교수님 이메일이 (xxxx를 내가 다닌 대학교 이름이라 치면) @xxxx.ac.kr이잖아....? 퇴사했을텐데 이메일이 살아있나?
당연히 해당 메일은 죽어(?)있었고, 나는 구글 Scholar와 리서치게이트와 ORCID 등을 뒤져서 교수님 gmail을 알아내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gmail로도 나랑 이메일 주고받은 기록이 있었다는... (나 왜 고생함...??)
연구자는 소속 기관 이메일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리서치게이트에도 소속기관 메일이 아니면 가입이 안 되고, 공개 자료 요청을 할 때에도 소속기관 메일 인증이 필요하다. 그래서 귀찮다고 온갖 모든 것에 소속기관 메일을 기입하면... 나중에 문제가 생긴다. 왜냐하면 영구적인 메일이 아니고 퇴사 시에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대학교 소속 계정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학교는 졸업해도 학교 계정이 사라지지 않는데, 내가 지금 연구원으로 다니고 있는 학교는 졸업하면 학교 계정이 그냥 사라진다고 한다. 세상에!
그렇게 계정이 사라지게 되면 아래와 같은 문제를 겪을 수 있다.
첫째, 기존에 작성한 논문과 관련된 메일을 못 받아본다. 물론 교신저자가 아닌 이상 기존 논문에 대한 메일이 오는 일이 별로 없기는 한데, 어쨌든 그 논문에 관심 있는 사람은 논문에 기재된 저자 메일로 연락을 시도할 것이다. 그리고 없는 이메일 주소라고 회신이 되면... 좋은 기회를 놓칠 수도...? 혹은, 이미 리뷰 과정 중이라면 이직을 해서 이메일이 바뀌면 리뷰 내용을 못 받아본다. 그러면 공저자 입장에서는 아주 화가 날 수 있다.
둘째, 가입한 사이트의 경우 계정 이용이 불가하게 된다. 대표적인 예시로 리서치게이트인데... 오랫동안 안 들어가서 비밀번호 잃어버리고 비밀번호 찾기를 누르면 이전 메일로 알림이 가는 대참사가 발생한다. 없는 메일이 되었는데! 그래서 미리미리 ORCID같은 걸 연동해둬야한다.
셋째, 학회나 저널 연락을 못 받을 수 있다. 사실 저널에서 리뷰어 해주세요~는 쌩까도(?) 상관없긴 하지만 학회 메일을 못받는다? 초록 언제까지 제출하세요, 얼리버드 할인은 언제까지에요, 등을 못 받으면 아주 안타까울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대부분 개인 메일로 업무를 보고 있다. 기관메일 아니면 안 된다!라고 되어있는 곳은 기관메일로 가입을 일단 해놓고 다른 이메일 등록을 꼭 하고 있다. 어쨌든 영원히 이 학교에 뼈를 묻지는 않을 테니 대참사가 발생하지 않게 미리미리 준비를 해놓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오지랖이 넓어서 기관메일만 쓰는 후배들을 보면 꼭 이런 이야기를 해준다.
그리고 들은 굉장한 이야기:
"저는 졸업하면 연구 안 할 거라서 괜찮아요."
...네... 그럴 수 있죠....
일회성 연구자가 아니라면
이직 시 소속 기관 이메일은 사라질 가능성이 높으니
개인메일을 꼭 연동하자.
반대로 생각해보면, 일회성으로 쓸 만한 모든 것들을 기관메일로 가입하면 편하다. 퇴사 시 자연스럽게 정리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