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거리와 장거리 사이
학교에서 집까지의 거리는 조금 멀다. 대충... 자동차로 70km 정도 될까. 다행히 대중교통이 발달해 있어서 집에 쉽게 갈 수 있다.
집에 가는 길은 2가지가 있다. 첫 번째, 빨간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좀 짧게 타는 것. 두 번째, 파란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좀 길게 타는 것. 첫 번째 방법이 집에 빨리 도착할 수 있다. 물론 길이 심하게 막히는 상황을 제외한 일반적인 상황에서다. 첫 번째 방법과 두 번째 방법의 시간 차이는 대략 30분~1시간 정도. 버스 속도가 관건이다.
그럼 나는 집에 갈 때 어떤 길을 택할까.
처음에는 두 번째 방법밖에 몰랐다. 검색을 했을 때 버스는 출퇴근 시간대면 당연히 막힐 거라 생각하고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무슨 이유 었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첫 번째 방법으로 한 번 가 봤다. 멀미가 심하지도 않고 빨랐다. 마음에 들었다. 이럴 때, 일반적으로는 이 두 가지의 길에서 당연히 첫 번째 길을 택할 것이다. 하지만 난 아니었다.
첫 번째 길로 가면 혼자 가야 한다. 두 번째 길로 가면 지하철이 같은 방향인, 먼저 내리는 친구와 같이 갈 수 있다. 몇 번 우연히 같이 가 봤고, 그동안에 수다를 떨면서 심심하지 않게 집으로 갔다. 또한, 시간을 잘 맞추면 퇴근하는 아빠를 만날 수도 있는 길이 두 번째 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집에 간 횟수를 생각해보면 두 번째 길로 간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사실 혼자 가면서 두 번째 길로 간 경우도 있다. 혹시 친구와 시간대가 비슷해서 우연히 만나 갈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연락해서 같이 가자 할 수도 있었지만 난 뭔가 이유 없이 이러자 저러자 하는 것을 잘 못해서(쑥스럽달까), 그리고 전화번호가 없어서 그러지는 않았다.
단거리와 장거리 사이,
하지만 그것보다 더 영향력이 큰 것은
혼자와 같이 사이었다.
앞으로도 갈림길을 많이 만날 것이고 어떤 길로 갈까 고민도 많이 할 것이다. 그러면 이와 비슷한 고민을 또 하겠지. 뭐가 되었든, 후회하지 않는 길로만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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