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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레티아 Aug 08. 2016

미치광이 왕국

단체와 아웃싸이더(outsider) 사이

예전에 중학교 도덕 시간에 '미치광이 왕국'이라는 동영상을 본 적 있었다.

<미치광이 왕국> 영상 보기(사실 1편만 봐도 2편은 자동으로 넘어갑니다.)
(1편) http://clipbank.ebs.co.kr/clip/view?clipId=VOD_20111212_00198
(2편) http://clipbank.ebs.co.kr/clip/view?clipId=VOD_20111212_00201

내가 기억하는 바, 동영상의 주요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사실 동영상을 한 번 더 보기는 시간도 적고 귀찮다. -_-;;)


왕국에 있는 사람들이 점점 미쳐가기 시작한다. 왕은 그 사람들을 보며 정신 차리라고 말하지만 이미 다수가 되어버린 왕국 사람들이 보기에는 왕이 미쳤을 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왕을 쫓아냈고, 왕은 외로웠다. 어떻게 하면 외롭지 않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왕은 미쳐버린 사람들과 같은 방식으로 행동한다. 즉, 미친 척을 하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행동을 하는 왕을 그룹의 멤버로 받아들이고, 왕은 비록 나라가 잿더미가 되었어도 더 이상 외롭지 않아 행복해한다.


난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조금만 더 일찍 이 이야기를 알았더라면 어땠을까 궁금하다. 왜냐하면 나는 일명 '아싸', 즉 아웃싸이더(outsider)였기 때문이다. 단체,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종종 혼자 지내는 사람. 필요할 때만 단체가 되고 혼자 있는 것이 편한 사람. 왕따는 아니지만 나중에 돌이켜 보면 연락처에 남아있는 친구가 손에 꼽을 정도인 사람.


나는 내 방식대로 행동하려 했다. 아니, 행동하려 한 것이 아니고 행동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행동하는 대로 행동하는 법을 몰랐다.

나는 사는 방식이, 생각하는 방식이 남과 조금 달랐다.


그 이야기를 알게 된 후 미치광이 왕국의 왕처럼 행동하려고 했다. 확실히 외롭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행복하지는 않았다. 내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지 않는데, 내가 익숙한 방식이 아닌데,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데.... 억지로 남에게 맞춰주는 기분이랄까. 물과 기름을 마구 흔들어서 분리되기 전, 억지로 섞여있는 느낌이었다.


아웃싸이더가 되고 싶은가?


이렇게 누군가가 물었을 때, 나는 싫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렇지만 너무 어려운 것 같다. 검은색인데 흰색인 척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나는 조금만 옅어졌으면 좋겠는, 옅어지는 방법을 모르는, 진한 회색의 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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