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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레티아 Aug 29. 2016

여름과 겨울 사이

모호하다

정말 며칠 전까지만 해도 너무 더웠는데. 자동차를 타면 외부온도가 32도, 33도가 찍히곤 했는데 벌써 날씨가 추워졌다. 어제 자동차에 표시된 외부 온도는 20도. 급격한 기온 변화 때문에 기숙사 서랍엔 옷이 한가득 들어갔다. 여름옷, 겨울옷, 그리고 가을옷. 언제 다시 더워질지 모르겠고 언제 급격히 추워질지 모른다. 길게 있지도 않을 가을. 그 사실이 아쉬울 뿐이다.


여름과 겨울 사이에는 지금과 비슷한 날씨인 가을이 있다. 그렇지만 이 있기도 하다. 겨울과 여름 사이라 하면 좀 더 와 닿으려나. 지금보다 평균 기온이 살짝 낮은 봄도 여름과 가을 사이 껴 있다.


껴 있다는 사실은 같다.
하지만 그 느낌은 다르다.


꼬맹이들에게 "봄은 어때?" 라고 물으면 "따뜻해요~"라고 대답한다. "가을은 어때?"라고 물으면 "시원해요~"라고 답한다. 사실 평균기온으로 따지면 가을이 더 따뜻한데 말이다. 단지 더웠던 여름 뒤인가, 추웠던 겨울 뒤인가 그 차이일 뿐이다. 우리가 어디에 적응해 있었는지, 그 차이이다.


사람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조삼모사라는 말이 있다. 원숭이들에게 아침에 도토리(밤이었나, 정확히는 모르겠다)3개, 저녁에 4개를 준다니까 싫어했지만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를 준다니 좋아했다는... 사실 이 원숭이 이야기는 예시를 잘못 들었다. 원숭이가 주행성이니 당연히 아침에 많이 먹어야지. 어찌되었든, 절대적인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상대적인 것도 영향이 크다. 우리가 같은 호의를 베푼다 하여도 가을처럼 쌀쌀한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고 봄처럼 따뜻한 사람으로 여겨질 수 있다.


난... 가을같은 인상을 많이 남긴다. 봄 같은 인상을 가지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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