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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레티아 Oct 27. 2016

새 거와 쓰레기 사이

헌 거

내 컴퓨터, 노트북은 오래되었다. 오래되다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충 Window 7이 처음 출시될 때쯤 구매해서 지금까지 쓰고 있다. 잘 계산해보니 아마 2009년 크리스마스 근처였던 것 같다. (음, 이제 다들 오래되었다는 것을 인정할 것 같다.)


컴퓨터가 오래되다 보니까 몇몇 문제들이 생긴다. 제일 큰 문제가 전기 코드를 안 꽂고 배터리를 쓰면 컴퓨터가 종종 멈춘다. 자료 저장이 수시로 되도록 해 놓아도 날아가는 자료가 꼭 생긴다. 원인을 인터넷에 찾아보니 먼지, 콘덴서 문제, 기타 등등 많은데 내 컴퓨터에 해당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먼지 청소는 했고, 콘덴서....가 터져 보이는 것은 없었고...


가끔 짜증낸다. 아, 또 멈췄어! 또 날아갔어! 그런 나를 보면 컴퓨터를 바꾸라는 권유를 하는 친구들이 있다. 그런데 환경오염을 더 시킬 것도 아니고 잘 굴러가고 있는 거 바꾸는 것도 낭비인 것 같고. 제일 중요한 점은 컴퓨터가 언제 멈출 줄 모르니까 컴퓨터를 켜면 해야 하는 작업을 빠르게 끝마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기 때문에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안 바꾼다.


그래도 언젠가는 바꿔야 할 것이다. 아무리 좋은 기계라도 고장이 안 나고 계속 사용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결국  헌 거를 바꿀지 말지, 선택의 기로에 서면 다양한 생각이 든다.


새 거는 잘 작동한다. 사람들의 부러움도 잠시나마 살 수 있고,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드는 신기능이 들어가 있기도 한다. 물건을 사용하면서 느끼지 못했던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헌 거는  함께했던 추억이 있어서 버리기 아깝다. 좀 더 쓸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미련이 남기도 한다. 새 것을 사 두더라도 가끔은 헌 것을 집 한 구석에 쌓아두기도 한다. 쓰레기가 되어 버리면 이 물건의 기분이 얼마나 나쁠까...하는 의인화도 가끔 한다.


 새 거와 쓰레기 사이, 헌 거는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바꿀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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