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하기 힘든 세상

가끔은 나도 나를 못 믿겠다...

by 미레티아
사람이 살아가는데 남을 안 믿고는 살아갈 수 없다.


그런데 나는 유독 의심이 많은 편이다. 그러니까, 남을 잘 믿질 않는다. 조별 과제를 할 때도 이 친구가 맡은 부분을 제대로 해 올 수 있을까 걱정이 되고, 뉴스 기사를 볼 때도 저게 진짜일까 의심하고. 때로는 전문가들의 말도 못 믿는다. 저 사람이 전문가이지만 어디서 돈을 받고 잘못된 내용을 전달하지는 않을까 두렵다. 무언가 메일이 와도 피싱이 아닐까 엄청 뒤져본다. 물건을 살 때도 어쩌피 거기서 거기인데 한참을 들여다본다. 참 나는 의심이 너무 많아서 문제이다.


때로는 나도 나를 못 믿겠다.


인강 들어야지, 하고 컴퓨터를 켜면 인터넷에서 자유로이 돌아다니는 영혼이 되고, 숙제 해야지, 하고 컴퓨터를 켜면 또 다시 자유로운 영혼으로... 그래서 내가 스마트폰을 안 쓴다. 내가 나를 못 믿어서. 내가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할 수 있을까 두려워서. 인터넷만 들어가면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많으니까 필요도 없고 쓸모도 없는 것에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는 것 같다. 또 내가 나를 못 믿는 경우가 책 반납이다. 난 혼자서 책을 빌리면 최대한 빨리 읽고 최대한 빨리 반납해버린다. 연체가 될까봐 두려워서. 솔직히 내가 도서부니까 도서실에 자주 가니 연체가 될 일은 거의 없다. 그런데 나는 나를 못 믿고 그냥 반납해 버린다. 때로는 후기도 안 썼는데 그냥 반납해버리고....


그런데 난 왜 이렇게 남을 못 믿는 것일까. 편도체가 작은 것인가, 옥시토신 분비가 덜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내가 남에게 속아 본 경험? 그렇게 많지도 않다. 해 보았자 조별과제나 약속 바람맞은 것 밖에 없고. 그런데 어떤 이유로 나는 남을 못 믿게 된 것일까. 추측하건대, 뉴스와 같은 곳에서 사기에 관련한 많은 뉴스를 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굳이 내가 당하지는 않았어도 남이 당했던 것을 보고 공감도 가고 경각심도 생기니까 말이다.


때로는 그냥 지금 세상이 갑갑한 것 아닐까 생각이 든다. 서로 경쟁해서 이겨야만 살아남는 사회, 그런 사회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이기적이게 되어야 하고 남을 배척할 수 밖에 없고. 그렇지만 인간들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이 있듯이, 혼자서는 살 수 없다. 협동을 하면서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이렇게 신뢰가 형성이 되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것 같다. 물론 과학적으로 협동과 같은 것도 이기주의를 기초로 한다는 말이 있지만...


남을 신뢰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서로 도와줄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p.s. 적어도 학생 시절에는 친구들끼리 믿을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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