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나가기 좋아하는 인생살이, 26년에도 벌려보자!
26년이 코앞이다. 아니, 2020 원더키디가 얼마전이라고 난리법석이었던 거 같은데.
20년에 낳은 아들이 벌써 5살 생일이 지났다. 올 한해도 생각해보면 북적북적, 정신없이 일하고,
놀았다. 음, 그래도 3월에 한국을 한번 다녀왔고, 여름에 스웨덴을 처음으로 여행갔지. 그리고 남편과 아들의 첫 여행지인 부다페스트도 다녀왔다. 좀 더 휙 여행가고 싶지만, 말로는 "에이, 주말에 슬쩍 다녀오지 뭐!" 라고 해도 실제로 주말이 되면 또 바빴다. 이제 매주 토요일마다 한글학교에 다니는 아들, 그리고 아들과 함께 한글학교 수업을 들어야하고(자꾸 엄마 여기 앉으라고 고집이어서, 선생님의 재량 하에 수업을 같이 듣고있다. 어휴.) 그리고 일요일엔 한인 성당의 반주자로 미사 출석.
인생이 많이 바뀌었다. 생각해보면. 참 엇나가기 좋아하는(?) 인생이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는 쳤지만 연습하기 싫어하는 성격에 엄마가 일부러 예중도 안보냈다 했다. 거기에 순응하고 공부하나 싶더니만, 뜬금없이 고등학교 2학년때 종합학원에 등록한다고 뻥을 치고, 학원비를 삥땅쳐서(?) 연습실을 구해 미친듯이 피아노를 쳐댔다.
무슨 배짱이었나 싶다.
얼마 못 가 사실을 고백하고, (나중에 엄마가 말하기를, 말할 것 있다며 앉아보라는 내 얼굴을 보고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고 했다. 비장했던 얼굴이었나 내가?)
엄마의 지인의 지인이던 입시 피아노 선생님을 만나 어찌저찌 입시생 모드를 치렀고, 그렇게 대학 들어가서 또 잘 다니나 했더니만,
"학비 낼 돈으로 유학을 보내달라" 며 중간에 또 그만두고 무작정 비행기를 타고 나와버렸다.
그렇게 시작된 독일 생활은 지금껏, 오스트리아까지, 쭈욱 이어지고 있다.
그 사이에 남편과 통성명 한지 반년만에 혼인신고에 딱 1주년 되던 날 (정확히 말하면 그 전날!) 한국에서 결혼식 올리고, 결혼식 올리자마자 코로나가 터져 발이 묶여버리고, 결혼식 올리고 딱 1주년 되던 날 (정확히 말하면 그 전날!) 아빠랑 똑 닮은 아들을 낳고, 친정시댁 sos 쓸수도 없는 코로나 시대에 현실의 육아, 전쟁터에 내동댕이 쳐지고, 애를 키워냈더니 덜컥 취직을 하고 회사원 육아맘이라는 제 2의 타이틀을 달고- 그것도 전공이랑 1도 상관없는 계열에.... 하, 진짜 어찌저찌 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은 더 벌려야 되는 타입인가. 내년에는 또 다른 계획을 세워볼까 한다. 책도 내보고싶고, (그것이 에세이집이든 사진집이든 뭐든.) 살짝 손가락만 걸어놨던 일들을 좀 더 꾸준하게 해봐야지, 하는 생각이다.
그 중의 하나도 묵혀뒀던 브런치. 브런치 글도 이제 주절주절 일기 남기듯 쭉 써봐야겠다. 엽서도 포스터도 사실 2026년 달력도 판매를 시작했는데, 내년에는 더 많은 엽서와 포스터도 만들어서 판매글도 올려봐야지.
26년에는 조금은 꾸준히 해보는 것이 목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