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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의 노래 Feb 26. 2020

'엄마'라는 이름의 위안

엄마와 함께라면 무섭지 않아

"수미야, 버스나 지하철 타지 말고 택시만 타고 다녀."
공포..
갑작스레 무너진 일상에 나도 가족도 덫에 걸릴  있다 생각하니 공포가 몰려왔다.
자주 전화를 하지 않던 수미는 하루에도  번씩 전화를 한다.
이건 그야말로 일상적이지 않다.
 목소리를 들으면 안심이 된단다.
그리곤 마스크 어쩌구, 손 소독 어쩌구, 이래라저래라 잔소리를 계속한다.
딸의 잔소리를 듣다니..
나도 엄마랑 매일 통화를 한다.

엄마, 나갈   마스크 쓰고 다니지?
아니, 엄마. 나가지 마셔.
아니, 엄마. 집에만 있으면 다리 약해지니까 산책은  하셔야지.
안 되겠다. 엄마, 나가지 마셔.

아침 뉴스를 보다 눈물이 터졌다.
갱년기가 낳은 우울증이 공포감으로 확대 재생산되는 순간이 도래한 것이다.
갑자기 엄마가 보고 싶었다.
엄마를 보면 공포감이 사라질  같아 눈곱만 떼고 나갔다.
  마트에서  새우깡, 짜왕  , 냉동 갈비탕, 냉동 육개장,  쌀국수, 딸기   등을 샀다. 비를 뚫고 엄마 집으로 달렸다.
와이퍼가  됐는지 빗물 걷어내는 소리가 덜거덕덜거덕 거슬렸다.

엄마아~~
 오빠와 티비를 보고 계시다  목소리가 들리자 좋아라 하시면서 핀잔을 주신다.

,  오노~ 배거튼 우혐하니 오지마라카이.

서울내기  엄마의 학습된 갱상도 사투리를 들으니 마음이 안정된다.
  수미도 이런 마음이었을까?
나도  엄마처럼  아이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있는 핫초코 같은 엄마일  있을까?

엄마, 여기  .
우리 사진 찍자.
우와~  엄마는 너무 예쁘네~
엄마 피부 우짜믄 이래 좋노?
엄마, 엄마, 엄마..

엄마 얼굴도 만지고 손도 만지고 엄마도 원 없이 부르고 왔다.
집에 와서 세수하고  낮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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