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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의 노래 Feb 05. 2018

<타인은 나를 모른다>

소노 아야코 에세이

소노 아야코의 <타인은 나를 모른다> 를 다시 읽었다. 세 번을 읽어도 늘 같은 대목에서 찔리고 흔들린다.


<확신이 강한 사람>
자기 멋대로 행복해하면서 주변 사람을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자신의 행동에 확신이 강하기 때문에 참 난감하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지도 못하면서 스스로 자기가 옳다고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행복한 일들이 생긴다면 그것들을  자만의 서랍에 넣어 두겠다.

행복은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이다. 누구에게나 통하는 성공의 열쇠가 아니기에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남에게 코치하는 멍청한 짓은 자만의 서랍 속에 들어가는 것이 맞다.


<남의 험담을 하는 이유>
인간은 갓 빚은 떡과 같다. 금방 축 늘어져서 어딘가에 들러붙고 싶어 한다.
다른 것을 다르다고 인정하는 것이 실은 두렵고 견딜 수 없는 것이다.
가능하면 어떻게든 남들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고 싶다.
하지만 실제로는 명백히 다르기 때문에 무심결에 험담을 하고 싶어 지는 것이다.

아, 나도 여태껏 떡같이 살았나 보다.

광고가 생각난다.

떡은 인간이 될 수 없지만 인간은 떡이 될 수 있다..

험담하는 인간은 곧 떡입니다..

나는 알면서도 종종 떡처럼 살겠지.


<누군가에게 미움받을 때>
누군가에게 미움받을 때는 그 사람의 시야에서 사라져 주는 것이 가장 평온한 방법이다.

나는 인간관계의 폭이 좁으니 누구를 미워할 일도 많지 않고, 미움받을 일도 별로 없을 것 같다.. 고 생각해 왔지만 어쩌면 나의 이런 생각 자체도 문제가 될지 모르겠다.

내 좁은 인간관계망 속 누군가는 나를 못마땅해하고, 나를 미워할 수도 있다. 그럴 여지가 다분하다.

그럼에도 내가 누군가로부터 미움받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으면 낭패 아닌가.

얼른 그 사람의 시야에서 사라져야 하는데 말이다.

누군가의 시야에서 사라져 주는 것도 눈치가 있어야 사라질 수 있다.

혹시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허나 내가 눈치 없이 그대의 시야에 여전히 얼쩡거린다면.. 그대여, 그냥 나를 삭제하시라..


<나답게 산다>
나답게 산다. 나를 조용히 지킨다.
나를 숨기지 않는다.
나에 대해 허세를 부리지 않는다.
나를 함부로 내세워 자랑하지도 않는다.
동시에 나만이 피해자인 양 자기 연민을 갖거나 자학하지도 않는다.
나만 중요하다고 여기지 않는 버릇을 들인다.
나를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이것들은 모두 정신적으로 좋은 자세를 가진 사람의 특징이다.


정녕 작가의 말처럼 사는 것이 나답게 사는 것이라면 이는 내게 구도의 길과 같다. 나를 숨기지 않으면서 드러내면 안 된다. 나의 정체성, 주관, 가치와 믿음 등을 포기하거나 넘겨주지 않되 나를 드러내는 행위는 자칫 하다 자만과 자랑의 경계를 넘을 수 있다. 나를 남과 비교해서도 안되지만 내가 남의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는 여지도 남겨서는 안 되겠다. 자기연민도 금물이고 자랑도 금물인 세속의 삶을 살아가기.. 어렵지만 마음의 중앙선으로 삼으며 경계해야겠다.

소노 아야코 선생의 문장은 이토록 간결하고 단순해도 한 마디 한 마디에 채찍 같은 가르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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